편집부 홀짝
2014. 11. 05.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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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4일 나갔던 필자의 기사 꺽쇠는 ‘[예언]’이었다. '예언'이라 쓰고 사실은 홍보라 읽는, 딴지마켓의 첫 오프라인 장터 행사 <사랑의 7시간>에 대한 소개 기사. 그리고 말이지. 너무 유명해서 이제는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의 이 짤을 소환하면서 결과 보고를 시작하겠다.
그 예언이 실제로 일어난 거다.
그래, 홍보를 덧칠한 필자의 예언이 실제로 일어났다. 사랑의 7시간은 레알 사랑으로 점철된, 사랑이 넘치는, 앵간한 에로 영화보다 더 화끈한 애정불끈로맨스의 현장이었던 바, 일단 지체 없이 현장 풍경을 전해드리겠다.
아침 8시 30분에 집합한 요원들, 빡시게 준비했다.
입점 업체는 오전 열시 경 도착, 판매 준비중
결제를 담당할 포스기.
벙커 지하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열분덜을 맞이했던 현수막.
일케 준비를 마치고 오전 11시. 오픈과 함께 다양한 시식 및 체험, 호객과 강매가 이어졌다.
어묵도 맛보고
검증을 마치고 곧 딴지마켓에 입점될 예정인 간장게장도 시식 대기
닭가슴살 소시지는 다이어터들에게도 부담없는 간식
온갖 먹거리를 냠냠하고나면 입가심으로 더치커피도 맛 볼 수 있었다.
시식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뚝딱 해결된다며 좋아한 본지 좌린 기자의 상차림.
하나를 구입하면 하나를 기부하는 나눔비타민으로 건강도 챙길 수 있다.
화장품도 있고
블링블링한 가죽아이템에,
휴대폰 악세서리까지 있는, 나름 구경할 것도 살 것도 많았던 이날,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덜이 찾아주셨다.
본지 너부리 편집장이 직접 써비쓰하는 커피.
이에 뒤질세라 김어준 총수까지 등장.
오후 6시, 행사 마감 후에는 이어지는 강연 스케줄 준비를 위해 후다닥 객석 모드로 변신.
총 스물 다섯 개 업체가 참여하여 대략 마흔 가지 이상의 제품이 소개된 이번 오프라인 장터. 불과 1년 여 전만 해도 상품 구색을 갖추기도 버거웠던 딴지마켓이 열분덜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온 게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다가 이야기 해보자. 뭐가 어떻게 사랑이었는가? 어떻게 딴지와 입점 업체와 소비자들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쓰리섬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것인가?
입점 업체의 사랑
안 그래도 은하계 최저가 수준으로 딴지마켓에 입점한 업체들은 오프라인 장터인 <사랑의 7시간>에서는 그보다 더 할인된 가격으로 열분덜에게 상품을 내놓았다. '이거 돈 벌자고 하는 게 아니라 홍보이자 사은 이벤트입니다'라고 행사 취지를 소개한 본지의 간교한 속삭임이 없었더라도 기꺼이 온갖 혜택을 마구 풀어놓을 준비가 되어있었던 이들은, 심지어 시식과 체험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사랑을 쏟아냈으니, 아직 상품 입점이 되지도 않은 녹원간장게장에서는 시식용으로 마리 당 2만 원하는 간장게장을 무려 100마리나 공수해오는 사랑을 과시했다.
그런가하면 비좁은 공간에 다수의 업체가 참가한 관계로 참으로 열악한 크기의 부스를 할당받았음에도 주최 측에 불평 한 마디 없이 성심 성의껏 행사 내내 손님을 맞은 이분덜의 사랑. 본지를 대표하여 감사를 전하는 바다.
딴지와 손님덜에게 사랑을 시전한 것도 모자라 행사를 마치고는 업체들끼리 자신들이 가져온 상품을 나눔하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감동을 받지 아니할 수 없었는데, 주최 측은 아직 다음 행사 일정을 잡지도 않았음에도 감히 허락도 없이 자기들끼리 '다음 행사 때 만나요~'하며 정겹게 인사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아, 좆대따'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
찾아주신 열분덜의 사랑
뭐니뭐니 해도 이 날의 주인공은 호갱이 고객이 되는 마법을 체험하고자 <사랑의 7시간> 현장을 찾아준 여러분일 터.
사랑 중에서도 가장 지고지순하다는 지갑을 여는 사랑을 보여주신 것만으로도 성은이 망극할 지경인데, 주최 측의 미숙한 진행으로 결제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져 행사장을 이등분 할 정도로 불편을 겪었음에도 큰 소리 한 번 내지않고 참아주신 열분덜의 아량에 필자는 그 당시에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음 행사 때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결제 부스를 늘릴 예정이다)
왜인고 하니, 지갑을 여는 사랑을 베풀었음에도 불편을 겪는 것만큼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일도 드물잖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참아주고 즐겨주신 열분덜의 모습, 사랑이 아니면 무슨 말로 설명이 되겠냐는 말이지. 줄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건 '거래'이지 '사랑'은 아니잖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사랑인 거지. 감히 약속하건데 다음 오프라인 행사 때는 훨씬 더 나아진 모습으로 열분덜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인 바, 조금은 더 기대해주셔도 좋겠다.
딴지마켓의 사랑
이걸 본인 입으로 ‘우리는 이랬어요 뿌잉뿌잉+_+’ 하며 말씀 드리자니 몹시 어색하고 민망하여 걍 당일 행사를 진행하며 느꼈던 소회를 적는 걸로 대신하련다. 본지의 ‘맨땅에 헤딩’ 정신은 알 만한 분덜은 이제 다 아실 터, 때문에 뭘 하든 그것이 처음 하는 일인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참신은 했을지언정 간혹 부실한 디테일로 불편을 끼쳐드린 일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하여, 이번 오프라인 장터를 기획하면서도 ‘뭔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막연하면서도 확신에 찬 걱정과 고민이 있었다. 이 또한 처음 저지른 일이니까. 다행히 걱정했던 것보다는 행사가 잘 마무리되어 안도했던 것도 사실. 이건 준비를 그만큼 빼꼼하게 잘했다기보단 열분덜과 입점업체의 이해와 아량 덕분이라고 해야 옳을 거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딴지가 베푼 사랑은 굳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딴지와 업체, 열분덜이 화끈하게 사랑의 쓰리섬을 펼칠 침대를 마련했다는 거. 그 침대가 비록 스프링이 너덜너덜하고 몹시 삐그덕거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에서 부대끼는 사랑의 힘으로다가 불편함을 감수해줬다는 말씀.
그래서 결론은,
고맙다는 거지 뭐. 덕분에 <사랑의 7시간> 행사가 성황리에 진행됐고, 잘 마쳤다는 거지. 어째 필자가 딴지마켓과 관련된 기사를 쓸 때마다 몹시 민망하고 닭살 돋게 사랑이 어쩌네, 고맙네, 감사하네 이런 말만 늘어놓는 것 같아 머쓱하지만.
고마운 걸 고맙다고 말해야지 어쩌나.
이상.
P.S 다음 오프라인 장터 때 보자.
숫자로 보는 사랑의 7시간
1: 딴지마켓의 첫 번째 오프라인 행사
4: 앞으로 계획중인 오프라인 행사 연중 횟수(무려 1년에 네 번 한다!)
5: 현재까지 보고된 배송 누락 건수(A/S는 당연히 완료)
7: 행사 진행 시간, 공지한 그대로 에누리 없이 7시간.
25: 전체 참여 업체 수
60: 점심으로 주문한 도시락 수
120: 행사 당일 현장 방송을 진행한 너클볼러가 틀어제낀 음악 수
(라는 본인 주장)
600: (대략)총 결제 건수
1000: (대략)행사 당일 방문객 수
편집부 홀짝
트위터 : @holjjak83
분주하게 벙커를 누비고 다니셨던 만큼, 보람있는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더 화끈한 다음번 행사 고대하고 있습니다.
수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