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니어스
사춘기가 끝난 지 한참 지난 것 같은데 내 피부는 아직도 사춘기다. 조금만 틈을 주면 화가 나서 뒤집어진다. 보습도, 각질 제거도, 피부에 닿는 미용 소도구 세척도, 하다 못해 코팩도 남들보다 자주, 열심히 해줘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 특히 여름, 겨울에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더 많다.
과도한 피부 관리의 결말
치아처럼 피부도 꾸준히 잘 관리해야 하겠다고 최근에 다짐한 후로 팩을 하는 빈도도, 모공 클렌징을 하는 빈도도 늘어났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평소 하던 정도를 과하게 넘어서니 원래 건조하던 쪽 피부가 마치 햇빛에 탄 후에 벗겨지듯이 죄다 일어나고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화장을 해도 그 부분이 벗겨지는 건 거의 가릴 수 없을 정도였다. 가리려고 하니 화장을 몇 번이나 덧바르게 되고, 더 자극받은 피부는 계속 벗겨지고 화끈거리는 악순환이었다.
데스티니
그런 맥락에서 그때 마침 알로에 수딩젤 검증 미션을 받은 건 운명일지도 모른다
피부가 빨갛게 일어나서 밖에 덤으로 회사도 나가기가 싫었던 때였다. 어차피 검증도 해야 했고, 원래 쓰던 수분크림은 화끈거림만 더 심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딱히 대안도 없어 속는 셈치고 피부가 일어난 부분만 알로에 수딩젤을 발라봤다.
이런 펌프로 뿜뿜
왼쪽이 펌프 반 정도 누른 것, 오른쪽이 펌프 한 번에 나오는 양.
한 번만 짜도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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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등을 타고 내려간다. 묽은 편이다.
그렇다고 질질 흐르는 건 또 아니고..
젤을 펴면 이렇게 촥촥 발린다.
다 바르면 끈적이거나 번들거리는 거 1도 없다
보습은 되지만 겉은 뽀송하다
문제가 생겼던 부분에 지속적으로 알로에 수딩젤을 써보니, 3일쯤부터는 화끈거리고 따갑던 것이 많이 없어졌고 1주일 정도 사용하니 통증이 사라지고 계속 벗겨지던 것들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탄 감자처럼 벗겨지던 피부가 더 이상 빨갛게 달아오르지 않아 화장을 덧바르며 피부를 자극할 일이 없게 되고, 자극을 덜 받으니 서서히 잠잠해지는 선순환의 장 같은, 그런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물론 평화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눈썹을 다듬을 부분에 수딩젤을 살짝 발라주고 시작하니(이 때는 흡수시키지 말고 그냥 얇게 펴발라야 한다.) 눈썹칼 때문에 피부가 울긋불긋하게 변하던 일도 없어지고, 요즘같이 더운 때에 바디로션 대신 팔 다리에 바르기도 좋았다. 끈적거리는 걸 싫어해서 겨울에도 바디로션을 거의 안 쓰는데, 알로에 수딩젤은 보습은 되는데 끈적이지 않아서 부담 없이 바를 수 있었다. 여기 쓴 것 말고도 진정이 필요하거나 보습이 필요한 여러 경우에 써봤는데 추천할만한 제품이었다.(발 뒤꿈치같은 곳도 발라봐서 일일이 다 기억이 안 나지만 보습이 필요한 곳곳에 다 발라봤다.)
여름이니 가볍고, 산뜻하고, 촉촉하기까지 한 제품이 있으면 참 좋지 않겠나. 그런 제품이 이것이라는 그런 의미입니다. 천연 방부제가 들어있어 개봉 후 6개월 안에 써야 하지만, 유기농 알로에 잎즙이 함유된 제품이니 오히려 믿고 쓸 수 있겠다. 용도가 심하게 다양하기 때문에 알로에 알러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여름 동안 여기저기 바르며 다 쓸 수 있을테니 푹푹 찌는 더위에서 모두 쩔어갈 때 독야청청 촉촉함을 뽐내시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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