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락기

첫인상이 굉장히 낯설더라. 평범한 박스이긴 하나 뭔가 어설퍼 보이면서 저렴이 이미지를 물씬 풍겨서다. 내용물도 많지 않았다. 작은 박스 안에 따닥따닥 붙여 놔 공간 활용은 최고였지만, 전자 제품의 과대 포장이 익숙해서인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시큰둥했던 첫인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는데...

작은 크기 굉장한 흡입력

크기가 작아 들고 다니기는 편했다. 헤드에 보조 기구를 끼워도 부담스러운 크기는 아니었다. 크기가 작다 보니 기대하는 흡입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별생각 없이 충전을 마치고 전원 버튼을 눌러 봤다.

“후오오위이이잉!!!!”

엄청난 소리에 놀라 다시 전원을 껐다. 

‘이게 뭐야, 소리가 왜 이렇게 커.’

소리가 크다는 것은 흡입력이 세다는 방증도 된다. 그렇다면 청소를 먼저 하기보다는 흡입력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120g 물건으로 해봤는데, 잘 들어올린다.

작은 크기임에도 굉장한 흡입력을 보여준다. 머리카락, 먼지들이 맥을 못 추고 순식간에 청소기 안으로 빨려 들어온다. 

모터 스펙을 보면 납득이 된다. 무려 40,000rpm, 6500PA의 강력한 모터를 탑재했다. 작지만 제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작은 크기에서 오는 편리함

머리카락, 먼지를 청소한 후 머릿속에 데스크탑 PC를 청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다. 보통 책상 아래 위치하면서도 전선이 많아 빼고 꺼내서 청소하고 정리하기 매우 귀찮은 녀석이다. 하지만 글리쉬맨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책상 아래에서 양반다리로 앉은 다음 옆 뚜껑만 열고 청소기를 돌리면 된다. 다만 PC 청소를 해본 분들은 아실 거다. 팬에 붙은 먼지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솔로 털고 청소기로 잔해를 빨아드리는 방식으로 해야 편하다.

차에서도 사용하기 편하다. 조수석에 앉을 사람이 없는 차주는 옆에 무심하게 툭 던져놓다가 쓰면 된다. 컵홀더에 들어가긴 하는데, 실제로 넣고 사용하기는 좀 애매하다. 게다가 헤드를 빼고 넣어야 하기 때문에 크기가 컵홀더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귀찮다. 그냥 조수석에 툭 던져놓고 쓰면 된다.

물론 본인이 원한다면, 자신의 차 컵홀더에 잘 들어간다면, 사용해도 된다. 그리고 작은 크기 덕분에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글램핑, 차박, 캠핑장은 물론 사무실에 일찍 출근해 키보드 청소해도 된다. 쓰는 사람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청소도, 물 세척도 간편한 헤파 필터

요 쪼그마한 청소기에 헤파 필터도 들어가 있다. 청소기는 조그마한데 흡입력은 세기 때문에 조금 사용하다 보면 헤파 필터에 먼지가 잔뜩 끼어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간단하게 털고 물 세척 해주면 된다. 

먼지 통 버리는 것도 간편하다. 돌리고 열고 버리고 다시 조립하면 끝. 다만 입구 쪽이나 헤더에도 먼지가 끼기 때문에 요것도 잘 털어주고 씻어주고 사용하면 된다.

다들 아시겠지만, 헤파 필터나 헤더는 완전히 말린 후에 써야 한다. 그동안은 청소기 충전으로 대신하자.

소소한 단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퉁.

청소기 흡입력은 뛰어나나 그만큼 소리가 우렁차다. 소음 억제력이 낮아 모터 소리가 온전히 들리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주변에 소음 피해가 갈 수 있다. 밤늦게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자. 또, 사무실에서 느닷없이 청소기 돌리지 말자. 놀라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이다.

직접 써보니 대략 15~16분 정도 사용 가능했다.

소형 핸드 청소기에는 확실한 단점이 있는데, 바로 배터리 지속 시간이 짧다는 거다. 파워를 조금 낮춰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지만, 그만큼 청소가 속 시원하게 되질 않는다. 글리쉬맨 청소기는 파워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그만큼 크다.

상세 정보에는 최대 18분으로 나와 있는데, 실제 내가 사용하니 15분~16분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온 오프를 자주해서 그런 것 같지만, 실사용 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앞에 고무마개가 빠지면, 매우 난감한 상황이 된다는 거다. 손이 작은 편인데도 잘 들어가지 않아 힘겹게 끼우게 되는데, 이건 진짜 도구의 힘이 없으면 끼우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글리쉬맨 청소기를 판매하게 된 이유는 바로 가격에 있다. 2만 원대 가격대라 솔직히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이면, 가성비로는 아주 훌륭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판단하는 바이다.

청소, 덜 귀찮게 하는 방법은 글리쉬맨.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쓰는 내내 만족스럽게 사용했다. 머리카락 킬러로는 이만한 게 없었다. 크기도 작아 청소도 자주 하게 되더라. 물론 청소가 막 엄청나게 하고 싶어진다는 거짓말은 못하겠지만, 시간만 잘 맞으면 손쉽게 청소 가능했다.

지금도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청소 범위가 넓지 않다면, 가볍게 청소를 하고 싶다면, 가성비 아주 좋은 글리쉬맨 청소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