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까지는 머그컵을 산 적이 거의 없었다. 자취할 때 집에 누굴 초대하기 위해 급하게 산 거 한 번 정도?
당연히 그 컵에 뭐가 박혀 있든 신경 쓴 적도 없었다. 어디서 택배를 주문했을 때 사은품이라며 껴줬다거나 우연히 방문한 카페에서 행사 중이라서 받아오거나 한 머그컵들, 당연히 홍보용으로 이것저것 새겨져 있는 그런 것들을 별 생각 없이 쓰며 살았다.
입사 초, 회사에서 배급 받은 머그. 지금은 분실 상태다.
그러나 유부남이 된 지금, 나에게 되는 대로 집어다 쓰는 삶은 허용이 되지 않는다. 집 안의 인테리어에 어울리지 않는 물건을 사은품이랍시고 받아오면 바로 O근마켓에 올려 방출해야 한다.
그렇게 블링블링한 식기들만 골라 쓰던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도금된 컵을 식기세척기에 넣었다가 혼이 나기도 했고 아내가 아끼는 인퓨저(찻잎 거름망)가 딸린 찻잔을 거칠게 설거지하다 깨뜨리기도 했다.
그렇게 망가뜨린 컵들을 새로 사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한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와이프가 어떤 컵을 이상하게 아낀다면, 그건 쉽게 살 수 있는 컵이 아니란 걸.
흔하디 흔한 컵이지만 그 와중에도 소량으로 손수 만들어 아무 때나 살 수 없는, 그런 컵들이 있었던 것이다.
실물 깡패
디쉬 팩토리에서 입점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바로 아내가 아끼던, 그러나 내가 식기세척기에 돌려버리는 바람에 도금이 까진 그 컵을 떠올렸다. 컵을 망가뜨린 부채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내가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의외로 팀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컵이란 것이 취향을 많이 타고 그동안 우리가 팔았던 컵(딴지 굿즈로 나왔던)도 수요가 들쭉날쭉이었는데, 굳이 우리가 입점해 판매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냐는 의견이었다.
그래도 팀원들을 설득하여 일단 샘플까지는 받아보기로 했다.
실물이 도착하자 팀 여론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딱히 자기 취향이 아니라던 팀원들도 마음에 들도록 만든 실물깡패 컵. 내가 망가뜨렸지만 다시 사놓지는 못 했던 그 컵보다 한 수 위의 매력을 뿜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체 제작 유약으로 내는 독창적 색
공방을 찾아갔다.
강남의 작은 매장 겸 공방에서 젊은 대표님 혼자 컵을 제작하고 있었다.
공방이라 그래서 사랑과 영혼에 나오는 점토 돌려가며 만드는 장면을 생각했지만 컵의 뼈대(?)는 공장제를 쓰는 것이 품질이나 생산 효율 등에서 좋다고. 점토를 돌려 만들 수도 있지만 컵의 모양이 고르지 않아진다든가, 규격이 들쭉날쭉해지는 수제의 안 좋은 특성이 고스란히 들어간다고 한다.
물론 공장제라도 컵을 주물하는 과정에서 덜 굳은 점토가 흐르는 등 비규격화 되는 부분이 생겨 재벌 전에 손으로 샌딩해주기는 해야 한다고.
이 샌딩을 포함하여, 이후 컵의 디자인을 좌우하는 과정들은 이 공방에서 모두 진행된다.
특이하게 유약을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었다. 이걸 바르고 구우면 색과 광택이 생긴다. 꼭 직접 제작을 고집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유약 중에서는 원하는 색이 없어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확실히 분홍색과 하늘색은 쓰기 쉽지 않은 색이다. 자칫 잘못 쓰면 유아용품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어떻게 유아용품 같은 디자인을 피했더라도 색이 쨍하면 부담스러워 질 수 있는 색이기도 하다. 어디 컬러풀한 걸그룹 뮤직비디오에 나올 법한 그런 소품이 되기 쉽상인 것이다.
하지만 디쉬 팩토리에서 직접 만든 핑크와 라이트 블루는 은은하니 어디든 잘 어우러질 것 같은 색이다. 직접 유약을 만들어서 낸 이 색이 아니라 일반적인 핑크와 라이트 블루였다면 도금을 했을 때 이만큼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유약을 직접 만들어 씀으로써 유해 중금속 불검출 인증을 망설임 없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부수적인 메리트였겠다.
자랑스럽게 꺼내서 보여주던 불검출 인증서들.
조, 좋은 수작업이다
기계로 만드는 것이 좋은 작업이 있고 수제로 하는 것이 좋은 작업이 있다. 스포츠카 메이커 페X리의 경우, 외장 도색은 기계로 하지만 엔진은 손으로 조립한다. 기계는 그냥 찍어낼 뿐이기 때문에 몰드에 주입되어 나온 엔진 부품 상태를 요리조리 돌려보며 소재의 한계로 생긴 결점들을 다듬어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량이 줄고 인건비가 많이 들어감에도 수작업을 하는 것이다.
컵에 유약을 바르는 작업에서도 이와 같은 메리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약을 바를 때는 위와 같은 집게를 쓰는데 당연히 찝힌 부분에 자국이 생긴다. 가끔 공장제 컵을 사고나서 뭔가 움푹 들어간 부분을 보셨다면 이것 때문이다. 디쉬 팩토리는 이런 부분들을 눈으로 확인해가며 최대한 가다듬는 작업을 한다.
물론, 물리적으로 생기는 흠이라 완벽하진 않을 수 있다.
유약이 고르게 발리지 않아서 생긴 흠결.
이건 정도가 심해 불량품으로 처리됐지만 눈에 띄지 않게 작은 흠은 정상 출고될 수 있다.
유약 작업이 끝나면 이제 가마에 넣고 1250도로 굽는다.
유약을 바르고 재벌을 마친 컵의 모습. 색을 입고 반짝반짝 광택이 돌게 됐다.
다음은 샤인 '골드' 머그가 되기 위해 24K 금을 입히는 작업이다.
빨간 색으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니다. 800도로 굽기 전에는 제 색이 안 나온다고.
내가 식기세척기에 넣는 바람에 벗겨먹은 건 컵주둥이에 훨씬 가늘게 금박을 입힌 컵이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식기세척기에 넣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금 장식이 두꺼웠으면 감히 넣지 못했을 거라고 변명을 해본다.) 디쉬 팩토리의 골드 머그들은 비교적 두껍게 수금 작업이 되어 있어, 훨씬 장식이 풍성하다는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장식은 사람 눈으로 보고 예쁜 정도를 찾는 작업이라 이렇게 저렇게 칠해보면서 적절한 두께를 찾아나갔을 듯 하다.
위와 같은 핸드메이드 과정을 거쳐 롱 머그와 300ml 머그가 만들어지고 있다.
300ml 머그.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핑크, 화이트, 그레이, 블루, 그린.
길이는 다른 머그컵에 비해 조금 짧은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좋다. 섬세하게 다뤄줘야하는 골드 머그이기에 설거지를 대충할 수 없는데 짧으면 설거지가 편할 것이기 때문이다.
500ml 롱 머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핑그, 그린, 그레이, 화이트, 블루.
수입 맥주캔 내용물도 담을 수 있을 만큼 긴 머그. 물론, 맥주보단 커피나 차가 어울리겠지만.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 얼음을 많이 넣어야 하는 분들은 이쪽을 선호하실 것 같다.
가심비 컵
최저 임금이 오르고 경제 수준이 나아진 영향인지 가성비가 아니라 가심비를 따지는 사람이 늘어난 느낌이다. 가심비란 얼만큼 심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느냐란 의미, 즉, 싸고 좋은 물건이 아닌, 비싼 물건이라도 오래오래 쓰면서 행복할 수 있는 소비를 추구한다는 말 되겠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다ㅇ소 가면 몇 천 원에 살 수 있는 컵을 왜 몇 만 원을 주며 사냐고.
하지만 좋은 핸드메이드 컵은 아무 때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낀 바, 머그 한 번 사는 일로다가 수십 번 저가 컵을 사는 것에 버금가는 만족감을 얻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도자기는 예술품으로 인정받아 수천 만, 수억에도 거래되지 않던가.
안녕하세요~
골드도금은 말그대로 컵위에 금을입히는 도금이라서 생활마찰로 벗겨지는게 당연해요~
하루세번 커피를 마시면 그만큼 사용빈도가 높으니 생각했던것 보다 빠르게 벗겨진다고 느껴지실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상세페이지에 안내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가 흐르는게 컵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밝은색상의 컵에 커피를 자주마시면 이염은 당연한 현상이니 이또한 참고부탁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금가격이 자고일어나면 오르는중이에요.. 머그컵 가격은 현재 금가격을 생각하면 판매를 해도 남는게 없는 가격인데 그냥 수년전 가격 그대로 유지중이에요 ㅠㅠ
안녕하세요^^ 상품보내드리면서 검수과정에서 불량은 아니지만 약간 아쉬움이 보이면 서비스상품 같이 보내드리고 있어요~ 모든분께 완벽한상품을 보내드리고싶지만 아무래도 핸드메이드상품이다보니 조금씩 아쉬운부분이 있는 상품이 있을수 밖에 없고 불량이 아니더라도 그냥 보내드리기엔 제마음이 편치않아서요 ㅎㅎ 숨은그림처럼 언젠가 발견하실 수도 있지만 영원히 모르고 사용하시면 더 좋을것 같아요^^ 같이보내드린 상품도 맘에드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
머그컵이라 배송걱정했는데
포장을 이렇게 꼼꼼히 해주시다니 놀랬습니다 ㅎㅎ
컵너무 예쁘네요
주방 분위기가 조금 더 화사해지는 느낌이에요.
컵에 마실때마다 카페에 온 것 같고 좋습니다!!
포장뜯을때 허브? 향같은게 나서 기분도 좋았습니다 ㅎㅎ
매장냄새가 들어간건지 일부러 첨가하신건지는 모르겟지만요~~ ㅎㅎ
대만족 입니다
벗겨지지 않고 오래 썼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예쁜사진과 함께, 만족스럽게 사용하신다는 리뷰 뿌듯한마음으로 감사드려요~ 골드도금은 식세기 사용으로 쉽게 벗겨지진 않지만^^ 오랫동안 예쁘게 사용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손세척을 더욱 추천드려요~ 예쁜컵 즐겁게 오래 사용하시기를 바랄께요~ 궁금하신부분은 언제든지 문의주세요^^
안녕하세요
설명드린대로 도금이란 원래가 물리적으로 마찰에 의해 벗겨지는것 입니다.
입과손이 자주닫는곳의 도금의 유지기간은 워낙 상대적일수밖에 없다보니 그 유지기간을 보증해드릴수가 없구요.
물론 구매자분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실 수는 있지만, 하루이틀이아닌 한달정도 사용을 하셨고, 사용및 세척과 보관방법 또한 제가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때문에 교환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원하신다면 유상으로 도금 as는 가능하며, 원하실경우 아래 번호로 연락주세요.
02-882-9962
안녕하세요^^
상품을 수령시 도금이 벗겨진 상품을 수령한 경우가 아닌
사용중에 도금이 벗겨지는 경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교환 및 환불은 어려운점 양해부탁드려요^^;;
도금부분은 마찰로인해 서서히 마모가 되기때문에 제품 사용횟수및 사용방법과 세척및 보관방법에따라 도금부분의 유지기간은 다 다를 수 있으며,
상품 상세페이지에 안내해드리고 있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반품,교환 요청시 수거택배는 판매자측에서 예약합니다. 판매자 택배사:cj대한통운 반품/교환시 배송비: 편도 3,500원 (최초배송비 무료일경우 7,000원) 반품/교환 가능기간: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및 교환: 상품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 신청 가능합니다. (배송비는 구매자 부담) 단, 표시내용이 다르거나 상품 하자 등으로 인한 경우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가능합니다. (배송비는 판매자 부담) 반품/교환 불가사유: - 반품 요청가능 기간이 지난 경우 - 구매자 책임 사유로 상품이 멸실, 훼손된 경우 (사용상 주의사항 참조) - 핸드메이드 제품 특성상 제작공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의한 경우 (상품 상세페이지 참조)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할 정도로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주문 제작으로 인해 개별적으로 생산되는 상품의 제작이 들어간 경우
골드도금은 말그대로 컵위에 금을입히는 도금이라서 생활마찰로 벗겨지는게 당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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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가 흐르는게 컵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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