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 하면 양념 갈비지만 준비할 시간이 없어 그냥 해동 후 구워먹었는데도 전혀 아쉽지가 않은 맛!

사실 생각해보면 새삼 걱정할 이유는 없었다. 제이더블유푸드는 수입 곱창도 취급하는 업체. 유통 과정은 수입 갈비든 수입 곱창이든 동일할 것이기 때문에 곱창 잘 한다고 갈비 못하란 법 없는 것이다.

거기다 국내 최대 축산시장이라는 마장동에서 고기를 수급해 구성했다고 하니 곱창에 집중하느라 수입 갈비 쪽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할 필요 또한 없는 것이었다.  

마장동에 가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축산시장이라는 마장동. 수도권 고기의 60%는 마장동에서 공급된다. 물론 도축장이야 이제는 없지만, 고기란 고기는 마장동에 모이는 건 맞는 것 같다. 이곳에서 40년 넘게 일한 1대의 뒤를 이어 2대째 종사하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곱플러스의 고기를 정형하는 곳이다.

2대 대표의 이력이 특이하다. 대기업에서 19년간 온라인 쇼핑몰 MD로 일을 하다가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은 거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상품의 퀄리티와 신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활어나 축산물 같은 경우는 더더욱 중요한 요소가 요 신뢰다. 40년째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도 정직하게 장사한 덕분이고 대를 이은 대표도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직을 실천 중에 있다고 한다.

각종 창작물에서는 절대 미각을 가진 이들이 나와 고기 맛만 보고 원산지를 척척 맞추지만, 현실은 다르다. 최고급 고기를 맛만 보고서 알아채는 사람은 적다. 마블링을 따져 등급을 매기는 것도 그래서 생긴 풍조가 아닐지. 물론 마블링 잘 나온 소고기도 언뜻 봐서는 알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라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한 것이겠다.

전문가의 안목으로 질 좋은 고기를 선별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다듬어 상품성을 높인다. LA갈비를 보면, 보통 위의 지방도 같이 판매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이곳은 위아래 지방도 다 걷어낸다. 

미국에서 커팅이 되어 수입이 되는 고기. 

뼈의 단면이 보이도록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놓은 고기는 LA갈비로, 뼈의 방향에 따라 수평으로 잘라서 들어오는 고기는 우대갈비로 판매되는 것이다.  

냉동 상태인 고기의 지방을 잘 드는 칼로 제거해낸다. 

위가 냉동수입 상태의 갈비, 아래가 지방이 제거된 곱플러스의 갈비

고기를 사서 지방이 많이 보이면, 잘라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도 하고 보자마자 느끼는 기분도 좋지 않아서다. 같은 고기지만, 손질 유무에 따라 별점이 달라지는 시대 아닌가. 번거롭지만 추가 작업을 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마장동이 고기 퀄리티가 좋은 이유는 공급처가 매우 다양하다는 거다. 그렇다 보니 가게의 퀄리티에 맞는 곳을 골라서 계약할 수 있고 어느 날, 고기가 조금 안 좋으면 새로 달라고 할 수 있다. 영 아니면 다른 공급처 알아보면 된다. 왜냐! 마장동이기 때문이다.

수입 갈비 중 최고의 맛을 추구

미국산 소고기하면 값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저렴하다는 장점만큼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등의 이슈가 익히 알려진 탓에 보급형 소고기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고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넓디 넓은 미국땅에 값싼 보급형 고기만 나오지는 않을 터, 미국 소고기에도 등급제가 있다. 최상위 등급은 프라임. 품질 상위 4~5% 정도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우리나라의 투플러스 등급에 해당하며 초이스 등급은 상위 10% 정도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우리나라의 원플러스에 해당한다고. 

곱플러스의 우대갈비와 LA갈비는 초이스 등급 이상만을 취급한다고 한다. 어쩐지 마트에서 사먹던 흔한 미국산보다 맛과 육질이 좋더라. LA 갈비는 자잘하게 커팅되는 특성상 낮은 등급의 고기들을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곱플러스의 수입 갈비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상 큰 기대 없이 받아 먹었다가 냉큼 입점할 수밖에 없었던 곱플러스의 수입 갈비에 대한 취재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