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리체-도전의 역사

딴지마켓팀원들은 입점업체로 유통사보다 제조사를 선호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중간 마진을 줄이는 게 저가 판매에 유리하기 때문. 

리체는 유통사다. 그렇지만 2전 3기, 2번 뻰찌 먹고 3번째 도전해서야 입점한 업체다. 어떻게 가능한지는 몰라도 뻰찌를 놓으면 몇 달 뒤 다른 모델, 혹은 기존 제품을 개선한 신상을 들고 나타난다. 

이번엔 블렌더 

이지랩 파워 블렌더. 

이전에 문의한 블렌더를 입점 거절하자 새로 보내온 상품이다. 저번 제품은 소음이 너무 심했다고 하자 동급 제품들은 동일 모터를 쓰기 때문에 소음은 비슷할 거라고 소심하게 말했지만 작동 시켜보니 이구동성으로 저번 제품보다 덜 시끄럽다고 했다. 

요란한 만큼 강하다

소음 면에서 다소 나아졌다 하더라도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TV를 시청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신 소리만큼 확실한 파워를 자랑한다. 

블렌더를 써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컨테이너를 꽉 채우는 것보다 일부만 채우고 적당히 갈리면 천천히 내용물을 채워가는 것이 정석이다. 컨테이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묵직하면 모터가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 이지랩 파워 블랜더는 통을 꽉 채워도

어떻게든 

갈아버린다. 

과일이 아닌 다른 딱딱한 거의 경우는 날이 잘 안 돌 수도 있다고 한다. 그 땐 물을 좀 넣어주면 잘 돌아간다고. 

아쉬운 디자인을 상쇄하고도 남는 가격

나름 정면 승부를 해볼만한 힘이 있음에도 V모사의 디자인을 모방한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가격을 듣는 순간, 이 아쉬움은 잊혀진다. 

79,000원!!!

V모 블렌더를 사려면 수십만 원을 줘야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력적이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가격이다. 

사후 서비스는? 

유명 브랜드의 고가 제품을 파는 것보다 중소기업의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아내 키우는 것이 딴지의 역할이라 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이래저래 실망할 수 있다. 

그간 딴지마켓에서 일해오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을 직접 체감했다. 외부 요인으로 인해 도산하는 업체가 있어, A/S에 대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직접 공장을 설립, 관리할 수 없는 대기업은 불량률을 관리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주문 제작하는 현실이라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딴지마켓은 입점하는 가전제품에 대해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혹 정해진 기간동안 A/S를 제공할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소비자 여러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반복 구매 가전이 되지 않길 바라며 

어렸을 적 블렌더가 집에 있음에도 또 사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블렌더를 직접 써보니 매번 아쉬웠다. 블렌더는 대체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비싼 제품을 사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비싼 블렌더의 압도적인 성능을 보면 지름신이 오고 또 오는 것이었다. 

이 블렌더를 쓰면서는 부디 비슷한 가격대의 새로운 블렌더가 눈에 들어오지 않기를 바란다. 충분한 가성비라고 판단하여 걸어보는 기대이다. 물론, 기술은 발전해가겠지만, 그래서 더 좋은 블렌더가 싸게 나오겠지만 그 때는 이 이지랩 파워 블렌더, 79,000원의 몸값은 다 해낸 후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