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여자들은 대중탕을 갈 때 목욕 바구니를 들고 간다. 그러나 남자들은 맨손으로 간다. 여자들은 폼클렌져, 샴푸, 헤어팩, 바디샤워 등 다양한 제품을 쓰는 반면, 남자는 비누 하나로 다 해결하려드는 무식함 땜에 이런 차이가 생겼다.

그런데 최근엔 남자들도 변하고 있다. 본 검증자만 해도 샴푸는 아무거나 쓰지 않는다. (머리 숱 더 줄어들까봐 그러는 거지만) 거기다 비누랑 바디워시가 있다면 주저 않고 비누를 팽한다. 바디워시의 부드러움을 아는 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귀찮음!

딱히 많은 제품을 쓰는 건 아님에도 결국 세수를 할 때는 세안용 비누를 써야 할 것만 같은 고정된 관념을 가볍게 무시해주는 귀찮음!

꼭 무슨 성분이 어떻고 지성용이 어떻고 건성용이 어떻다는 설명이 붙어있어 일일이 따지다보면 밀려오는 귀찮음!

때문에 바디샤워, 클렌져, 샴푸, 트리트먼트의 기본적 4조합을 쓰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다. 

그런 내게 미와수 올인원이 또다시 나타났다. 

처음 검증했던 제품

이번에 리뉴얼된 제품

지난 번 제품을 검증하고는 '그래, 자연 유래 성분으로 이 정도 만들면 됐지' 하면서 검증 통과 판정을 내렸다. 무엇보다 '귀차니즘을 그럭저럭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을 쌔려박았지만, 사실 아쉬운 점은 있었다. 

바로, 간단하게 손을 씻을 때.

통을 들고 짜내야 하는 형태다 보니 결국은 비누에 손이 간다, 고...

지난 제품 검증기사에 분명히 적었드랬다. 업체에서 그걸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걸까? 이번에는 펌핑해서 쓰는 용기로 바꿨다. 

하지만 단지 그 정도라면 이렇게 재차 검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점으로는 살짝 머리 감을 때의 뻣뻣함을 언급했드랬다.

예비 탈모인으로써 민감한 문제다. 대부분의 자연유래 성분이 계면 활성제에 신경 쓰는 터라 거품 적고 뻣뻣하건만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머리 문지르다 머리카락 손가락에 걸리면 살이 뜯겨나가는 기분이다. 나는. 

그런데 이번 리뉴얼 제품은 다른 제품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거품이 풍부하다. 

리뉴얼 전 제품으로 머리 감을 때

리뉴얼 후

업체에선 비누화 과정까지의 재료는 동일하다고 하지만 펌핑형으로 만들어야 하니 조금 묽게 만들었을 뿐이라던데 덕분에 머리카락에 부드럽게 발리면서 다른 제품 같은 사용감이 되었다. 

다만, 헹궈낼 때는 반전이다 싶을 정도로 뻣뻣하다. 그 부드럽던 거품이 물에 씻겨내려가면 내가 머리에 뭘 바르기나 했던가 싶을 정도로 뽀독거린다. 다소 기장이 있는 머리카락의 소유자라면 좀 사용 난이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이 변화로 저번 제품에서 명시했지만 실사용은 힘들었던, 쉐이빙 폼으로서의 활용 또한 긍정적으로 해볼만한 것이 되었다. 

저번에는 솔직히 거품이 너무 안 나서 수염을 불리려면 좀 길게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는 거품이 잘 난다. 걍 치덕치덕 바르고 조금 있으면 면도 들어가셔도 될 듯. 

몸통은 가장 사용감 변화가 적은 부분이다. 시중에 바디워시만큼은 아니지만 확실히 비누를 썼을 때보다는 촉촉하고 매끈하다. 다만 리뉴얼 전 제품 특유의 오렌지 향이 바뀌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기능성 추출물을 더 넣다보니 향도 변한 모양인데, 뭐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대중적인 향기라고 불러도 좋을 향기가 되었으니까. 

전체적으로 사용감이 변해서 굳이 새로 검증기사를 파게 만들었지만 결과적인 평가는 리뉴얼 전 제품과 달라지진 않펌 것 같다. 

귀차니스트들에게는 충분히 영접할 만한 제품! 미와수 더 퍼펙트 올인원이다. 아침마다 씻으랴 출근하랴 허겁지겁 바쁜 이들에게 시간을 벌어줄 용도로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