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락기

빵집을 가면 늘 고민하게 된다. 이 빵도 맛있어 보이고 저 빵도 맛있어 보여 결국 다 담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걱정 하나가 스친다. 양치할 때 치약이 배로 떨어지는 일이 내게 벌어진 이후부터 빵을 먹으면서도 걱정이 된다. 그렇다고 빵을 끊고 살 수는 없을 것 같아 고민하다가 드디어 내 고민을 줄여줄 빵을 발견했다.

이름은 들어봤나 프로틴 귀리빵

빵 앞에 프로틴이 들어가는 걸 보니 단백질과 연관 있어 보이는데, 대체 얼마나 단백질이 들어가 있기에 이러는지 확인 먼저 해보자.

빵인데 무려 12~13g의 단백질이 들어있어 재료를 살펴보니 유청 단백질이 들어가 있다. 유청 단백질이 뭐냐! 우유가 원료인 단백질인데, 흔히 헬스하는 사람들이 먹는 단백질 보충제의 원료 아닌가. 이 유청 단백질이 빵에 들어가다니 뭔가 근육근육 느낌이 든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게 끝이 아니다. 

프로틴 귀리빵에 들어간 12g 정도의 단백질 중 귀리 단백질도 들어가 있었다. 그러니깐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모두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빵을 보고 있는데 운동이 땡기는 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아니, 그 전에 맛을 먼저 봐보자. 바닐라가 평소 최애 맛이라 본능적으로 바닐라 맛을 들어 가열차게 먹어 보았다.

프로틴 귀리빵인데 맛이 좋다.

맛을 본 나는 굉장히 놀라움에 사로잡혔다. 식단 관리에 도움을 주는 음식은 대게 맛이 없다는 편견이 있었기에 달콤한 빵 맛이 그대로 전해져 먹으면서도 놀랐다. 기대치가 낮아 맛있게 먹은 걸 수도 있어 이번엔 초코맛을 집어 입에 넣었다. 

다시 맛을 봐도 괜찮았다. 물론 설탕물 듬뿍 얹은 밀가루 빵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꽤 담백 달콤한 맛이 나더라. 맛은 이 정도면 괜찮다는 결론을 내리고 식감을 느껴보았다. 빵 밀도가 높아 딱딱하지 않을까 했지만, 아주 딴딴한 과자 느낌은 안 났다. 폭신폭신하지만 그렇다고 보들보들하지 않은 식감이었다.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써보자면 ‘옹골차다’가 가장 근접한 표현 같다. 

잠깐! 단맛이 이렇게 나는데, 정말 밀가루와 설탕을 쓰지 않는다고? 궁금하면 찾아가는 딴지마켓이다. 프로틴 귀리빵도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밀가루 안 써요. 설탕 안 써요.

생귀리 가루. 밀가루 대신 쓰인다.

크으, 무려 20kg 단백질이다.

밀가루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반죽 후 견과류를 올려준 다음

재빠르게 오븐에 넣고 구우면

완성이다.

재료를 찬찬히 살피며 혹시나 설탕이나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나 확인했지만, 설탕과 밀가루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단맛을 내는 재료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프락토 올리고당이었다. 설탕보다는 단가 높은 제품이다. 앵커 버터도 보았다. 역시나 일반 버터보다는 좋은 버터로 맛을 내고 있다고 하였다. 

아침에 들어온 과일도 보였다. 신선한 과일, 프로틴 귀리빵의 식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신선한 재료로만 만들면서 방부제 하나 없이 일반 빵집처럼 구워낸다. 이러면 유통기한 문제가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방부제를 쓰지 않아요.

역시나 방부제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 편인데, 실온에서 3일, 냉장으로 7일, 냉동해서 먹으면 1달이라는 유통기한을 가진다. 물론 냉동 1달은 짧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부제를 넣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물어보기로 했다.

대답은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주 타겟이 운동하는 사람, 혹은 식단 관리를 해야 하는 사람 혹은 일상에서 단백질 섭취가 적은 사람이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기 위해 길지 않은 유통기한이지만 방부제를 넣지 않기로 한 것이다. 본인은 사실 넣지 않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길지 않은 유통 기한에 대해선 크게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

배송도 덕분에 그날 오전 10시 주문까지 발송 한다고 한다. 

탄수화물도 크게 줄이고 칼로리도 신경 썼다.

재료와 만드는 과정을 다 확인하였으니 다시 표로 돌아가 체크해 보기로 하자. 맛이 좋다는 건 혹여나 칼로리가 높을 수 있기 때문인지라 확인 안 할 수가 없다.

칼로리표를 확인해 보시면 알겠지만, 1개(90g) 250kcl 정도다. 생각보다 꽤 낮은 칼로리다. 조금 작은 컵라면 칼로리가 370kcl, 일반 컵라면 칼로리가 500kcl 정도 되니 꽤 낮은 칼로리이긴 하다. 

포만감이 생길까?

적은 칼로리라 당연히 이 부분이 걱정되었다. 평소 과식과 폭식을 즐기는 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라 쬐깐한 빵 하나에 얼마나 배부르겠냐 싶었다. 실험에 앞서 비교할 대상이 필요하기에 매일 아침 회사에 와서 삼각 김밥 큰 거를 먹었다. 탄수화물 비중이 높아서 그런가 점심때가 되니 배가 적당히 고팠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배가 차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지만, 포만감이라고 할 만큼은 아니었다. 

모닝빵, 아니, 모닝 프로틴 귀리빵

프로틴 귀리빵 하나를 먹었을 땐 그다지 배가 부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용량인 걸 무시 못 하는가 싶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도 포만감이 어느 정도 있었다. 단백질 함유량이 많아서 그런가 배가 쉽게 꺼지지 않았고 점심때까지 이어졌다. 그렇지만 포만감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 기준으로 괜찮았다는 거지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포만감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럼에도 아침 대용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생귀리 가루와 유청 단백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영양이 그나마 괜찮다는 장점 때문이다. 

운동을 해도, 하지 않아도 추천할 만한 프로틴 귀리빵.

20대만 해도 말랐단 소리를 들었건만 이제는 덩치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렇다 보니 식단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더불어 운동도 곧 필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배곯는 감량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틴 귀리빵을 만난 것이 내게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배도 적당히 차고 운동 생각을 하게 해주는 빵이라니. 추천 안 할 수가 없다. 일단 드셔보시라. 그리고 판단하시라. 본인은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