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관장의 절대적 영향력 

대한민국 홍삼업계에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관장님이 계신다. 

정씨 성을 가진 이 관장님의 인지도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과거에는 홍삼을 전매해서 독점적으로 판매하셨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홍삼이라면 전부 관장님의 이름 아래 나간 터라 홍삼하면 관장님, 관장님하면 홍삼이었다. 

오늘날에는 정씨 관장님의 단체가 민영화 되었고, 다른 법인도 홍삼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관장님이 나랏일 차원에서 홍삼을 판매하는 줄 아는 분들이 대다수다. 그러다보니 홍삼업계의 많은 신생 브랜드들이 정씨 관장님과 비슷한 디자인, 비슷한 패키지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특히 관장님의 최신작인 O브리타임은 하루 한 포 먹을 수 있는 포장의 간편함에 힘입어 홍삼 아닌 다른 과채 진액까지 해당 상표를 따라하도록 만드는 기염을 토했으니, 뭐 어쩌겠는가. 비슷하게라도 만들어서 팔아야지.  

정성농장만의 길을 가련다

이 와중에 우리 딴지마켓에서 홍삼정과 홍삼액을 팔고 있던 정성농장이 뭔가 다른 제품을 내놨다. 

"관장과는 다르다! 관장과는..."

미칠 듯이 버건디&블랙 일색인 한포짜리 홍삼 제품들 사이에서 혼자 피치오렌지색 패키지를 입고 나온 이 제품. 

정성농장 홍삼정 츠루다.

관장님의 에ㅁ리타임과 같은 한포 제품이라 디자인만 다르게 한, 조금 나은 아류라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류라고 하기엔 진하다.

홍삼액 30%에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1.95mg/g이 더 많다.(관장님 것과 비교해서)

선물로 오고 갈 때의 화려함을 위해 광택 잔뜩 먹인 박스를 두세 겹 둘러 대량 판매하는 대신 친환경적이고 간소한 포장으로 1주일치 단위로 판매하는 것도 제품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부담 없는 가격

포장이 줄고 묶음 단위가 작아져서 생기는 이점은 단연 가격이다. 7포에 16,000원으로 개당 2,300원도 안 되는 수준이다. 관장님 것처럼 1달치 2달치를 사고 싶다면 7포짜리 정성농장 츠루를 4곽, 8곽 사시면 되는데 이렇게 대량 구매하실 경우 개당 가격은 더욱 내려간다. 12주치를 구매하면 개당 2023원까지도 내려간다. 

원료의 차이 때문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엔 정성농장이다. 직접 재배한 인삼으로 홍삼액, 홍삼정을 만들어 2014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딴지마켓에서 꾸준히 팔고 있는 곳이다. 

직접 가서 확인한 인삼밭

거기다 홍삼농축액+정제수라는, 이 깔끔한 원재료를 보라. 묽은 홍삼액을 가리려 수입 한방 재료를 때려넣는 식의 꼼수 따위 쓰지 않은, 묵직한 직구 같은 제품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맛은 홍삼 특유의 쌉살한 맛 그대로다. 액상과당을 넣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이겠다. 단맛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한 번 쪽 빨고 넘기면 끝나는 양인지라 맛보다 성분을 추구한 이유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거기다 요즘은 당을 첨가하는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많지 않던가.  

더 좋은 시설에서 더 좋은 제품을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성농장은 2014년부터 우리 딴지마켓과 함께 해온 업체다. 그래서 우리는 본의 아니게 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하루 최대 30포 짜리 상자 120개 생산 가능한 작업장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HACCP 인증 받은 규모 있는 공장까지 세우게 되었음을 들었으나, 직접 내려가 눈으로 확인하니 그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었다. 

2014년의 작업장(위)과 2021년의 공장(아래) 

과거 작업장에서 쓰던 홍삼 추출 기계(위)와 오늘날 HACCP 인증 시설로 업그레이드하며 설치한 기계(아래)

기계에서 관을 타고 이동한 홍삼추출액이 츠루 포장지에 한포씩 담기고 있다. 

츠루는 이렇듯 철저한 생산관리 아래 만들어지고 있다. 옛날 작업장에서 만든 홍삼액도 딴지마켓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수시로 품절됐었는데, 이제는 적어도 조기 품절될 걱정은 없어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업그레이드된 시설에서 더 좋은 제품으로 찾아온 정성농장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홍삼 업계가 관장님의 영향권을 벗어나 더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찾아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