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분해가 어려운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아주 편리한 물질이다. 오염에 강하고,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내기도 쉽다. 가격도 싸다. 하지만 고분자 화합물이라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 이 단점 하나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 높은 폐기 비용, 토양 오염, 해양 오염, 결국 인간이 먹게 되는 미세 플라스틱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지금, 플라스틱은 우리 삶에 이미 깊이 들어와 버렸다. 허겁지겁 대안 물질이 개발되고 상품화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사탕수수, 옥수수/감자 전분 등을 이용한 PLA이다.
옥수수로 만든 칫솔?
딴지마켓에서 PLA 제품을 소개해드리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아직도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특히 사탕수수로 플라스틱을 만들다니,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재료와 결과물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을 녹이고 틀에 넣어 굳히는 과정과 요리할 때 시럽이 끈적하게 뭉치는 모습을 생각하면 둘의 물성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사탕수수의 성분만으로는 플라스틱과 유사한 단단함이나 내구도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원료를 발효시켜서(미생물에 먹여서) 젖산을 만들고 이것을 고분자화하여 플라스틱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 바이오매스, PLA의 대략적인 제조 원리라 생각하시면 되겠다.
이런 식으로 사탕수수나 옥수수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방법은 1989년에 처음 등장했지만, 그 수요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의 대기업들이 친환경 소재의 개발과 개선에 달려들면서 가격이 싸지고 이를 활용한 제품 개발도 용이해졌으니, 머지 않아 플라스틱보다 싼 친환경 소재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싱그라미 칫솔은 이렇듯 친환경 소재의 공급이 늘어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만들어진 브랜드의 칫솔이다.
칫솔대와 칫솔캡을 상술한 PLA 성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잉크를 사용한 종이 박스에 포장함으로써 제로 웨이스트 제품의 취지에 더욱 충실했다.
추후에는 칫솔모까지 친환경 소재로 대체해 제품의 포장부터 본품까지 모두 생분해성으로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사용감도 중요하다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지만, 쓰기 불편한 것을 환경을 위해 참고 쓰라고 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불편한 친환경 제품들은 점점 소비를 꺼리게 되더라는, 개인적 경험 탓이다.
그래서 싱그라미 칫솔도, 제품의 모든 부분을 친환경 소재로 완성해내겠다는 포부가 아무리 반가워도, 사용감이 좋지 않다면 입점을 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제법 부드러운 칫솔모!
준수한 그립감!
너무 아프지도, 감질나지도 않은 적당한 강도의 모까지!
생각보다 칫솔 자체로의 완성도도 괜찮은 제품이었다.
그야 이런 공장에서 만드니까
평택에 있는 공장을 찾아갔다.
다른 브랜드의 칫솔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친환경 칫솔은 물론, PP로 만드는 일반적인 칫솔까지 모두 생산 가능한 공장이다. 보통 이렇게 여러 회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생산하는 공장의 경우, 기밀 유출 우려에 따라 취재 허가가 나지 않는데, 이 공장은 허가를 해줬다.
생산 공정에 기밀 유지할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설비를 뽐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 같다. 그만큼 규모가 있고 설비 또한 훌륭한 공장이었다.
일반 플라스틱 칫솔을 만들 때와 싱그라미 칫솔을 만들 때는 이 원료를 구분해서 투입한다.
그러면 이 거대한 사출기에서 원료를 녹여 일정한 모양으로 찍어낸다. (친환경 칫솔을 만들 때는 누런 포대의 바이오 폴리머를 보통 칫솔을 만들 때는 하얀 포대의 PP를 녹여 만든다.)
사출되어 나온 칫솔대를 하나하나 떼어주고
칫솔모를 심고
주문된 디자인에 따라 모를 컷팅한 다음 포장하면 완성.
아마도 싱그라미 칫솔이 기대 이상의 좋은 사용감을 주는 제품이 된 것은 이렇듯 체계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하청 공장의 노하우 덕분인 듯하다.
기다릴게...
물론, 그렇다해도 싱그라미 칫솔이 동종 제품 중 독보적인 품질을 가졌다고 감히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 서서히 친환경 제품들도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하고 품질 경쟁을 하면서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그런 친환경 칫솔 중 싱그라미를 택해 입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대 때문이다. 친환경을 마케팅의 일부로 생각해 내세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진짜 환경에 부담 주지 제품으로 완성해나가겠다는 약속이 좋은 사용감에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성인용 칫솔과 어린이 칫솔 중 선택 구매하실 수 있으니 사용 연령에 따라 알맞게 선택 구매하시면 될 듯하다. 더 작은 모를 선호한다면 성인이라도 어린이용 칫솔을 선택함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성인용 칫솔
어린이용 칫솔
치과의사들이 한 달에 하나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쓰자니 마음의 부담이 생기는 물건이 칫솔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무 칫솔을 비롯해, 솔만 교체하는 칫솔, 여러 브랜드의 바이오 플라스틱 칫솔 등을 유목민처럼 구매해왔다.
이제는 마음의 부담 없이 일반쓰레기 봉투에 한달에 한 번 씩 버려가며 써도 지구에 처리 불가능한 무언가를 안긴다는 생각은 안 해도 되겠다. 물론, 아직 칫솔모가 여전히 걸리지만, 그 또한 빠른 시일 내에 대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는 싱그라미 칫솔에 정착해볼까 한다.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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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
싱그라미 생분해 칫솔 | |
제품설명 | |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손잡이에 미세 이중모로 부드러운 칫솔 | |
검증단평 | |
퍼그맨 | 이제는 마음의 부담을 덜고 일반쓰레기 봉투에 한달에 한 번 씩 버려가며 써도 지구에 처리 불가능한 무언가를 안긴다는 생각은 안 해도 되겠다. |
추천대상 | |
지구인 | |
비추대상 | |
대량 구매한 칫솔이 아직 욕실 수납장에 잔뜩 남아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