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단은 과연 유효했을까? 같은 형태의 면이라도 냉면에는 감자, 메밀, 칡 등의 전분으로 만드는 면이 들어가지 않던가?

아이케이푸드의 생산 시설

부천시에 있는 아이케이푸드의 공장을 가봤지만, 안타깝게도 방문한 날에는 밀가루 떡을 만들고 있었기에 냉면용 면을 만드는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공장의 관리 상태와 시설 등을 엿볼 수 있을 뿐이었다. 

원래는 프레스 공장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해 떡을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느 공장처럼 넓게 펼쳐놓은 기계를 넘어다니며 취재하지 않고, 특이하게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아야 했다.

밀이나 쌀(아이케이푸드는 국내산 밀과 쌀만 쓴다고 한다)을 반죽하는 기계에 넣어주면

기계가 열심히 치대면서 찌다가

길게 뽑아준다. 

물에 담가 냉각을 시켜주고

커팅해서

벨트에 실어 아래층으로 보낸다. 

아래층에서는 떡을 소분하고 비닐에 넣어 밀봉하는 거대한 기계가 있다. 

밀봉된 떡은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냉동 창고에 넣었다가

다른 공장에 위탁 생산한 소스와 부재료들이 도착하면 밀키트로 포장된다. 

방문 당시에는 떡볶이 제품을 생산 중이었기에 소스 공장 등에서 온 부재료를 함께 넣어 밀키트 포장을 하고 있었다. 냉면 육수의 경우에도 외부 공장에서 조달해와 이렇게 한꺼번에 키트로 포장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한다. 

냉면도 잘 한다

냉동떡 전문 10여년 업력이 있는 업체라서 그런지 좁고 긴 형태의 프레스 공장을 개조한 것 치고는 꽤 체계적으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시설과 체계를 갖춘 데에 따르는 자신감일지 모르겠으나 아이케이푸드는 떡만이 아니라 밀가루와 쌀가루를 사용하는 면도 맛있는 제품이 많다고 자부하고 있다. 

냉동을 해도 맛과 끈기를 유지할 수 있는 배합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고 그에 따른 특허도 보유중이라고 한다. 그 덕에 만드는 메뉴에 따라 냉동 상태로, 반조리 상태로 다양한 생산 기술을 동원해 떡과 면의 맛을 최적화시키려 노력한다. 한 가지 형태의 떡이나 면으로 여러 밀키트에 일괄적으로 넣는 편한 길이 있음에도 말이다. 

그 노력 덕분인지 냉면용 면도 꽤 완성도가 느껴졌다. 

끓일 때 잘 풀어졌고 찬물에 헹군 다음에도 눌지 않았으며, 쫄깃한 식감도 괜찮았다. 함흥 냉면 정도의 질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양 냉면의 식감처럼 뚝뚝 끊기는 느낌은 아니다. 쫄면보다 조금 더 찰진 정도의 식감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다. 

비냉의 양념도 참기름 향과 양념 맛이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물냉면의 육수도 면과 따로 노는 느낌 없이 잔잔한 바다와 같은 안정적인 맛을 낸다. 식초와 겨자소스가 동봉되어 있긴 하지만 육수 맛의 부족함을 감추려는 꼼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특출나진 않아도 나쁜 점도 발견하기 힘든 무난하고 개운한 육수맛이었다. 

그저 취향에 따라 뿌려먹으라는 배려인 듯하다. 

이렇듯 이미 떡볶이로 맛과 전문성을 입증한 핫이슈 브랜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냉면이었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핫이슈 물냉면, 비빔냉면으로 무더위를 달래볼 생각이다. 한 그릇에 1만 원 하는 냉면을 매번 사먹자니, 나는 올 여름도 냉면을 많이많이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