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맛있는지, 그리고 왜 맛있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 먹을 만한지'까지. 그래서 부산에 위치한 동우식품의 현장을 방문.

오늘은 특별히 딴지마켓의 '댓글 정직원 지우'와 함께

맛의 비밀, 맹그는 과정 안에 다 있소이다.

-원재료, 쭈꾸미

일단 오늘의 주연, 쭈꾸미. 베트남산 냉동쭈꾸미를 쓴다. 다량의 쭈꾸미를 사시사철 공수해야 하는 점과 국산쭈꾸미의 원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바, 거기에 드넓은 저 바다에서 나는 거라면 어차피 다 위아 더 월드 아니겠나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드립도 살짝 덧붙여본다.

국내에 수입되는 쭈꾸미는 베트남산, 인도네시아산, 중국산, 태국산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 '베트남산' 쭈꾸미냐? 써보니 이게 젤 맛있었단다.

쭈꾸미에도 나름 종류가 있단다. 육즙을 다량 흘러나오는 전골용, 육즙이 잘 새어나오지 않는 숯불구이용. 얼짱쭈꾸미의 쭈꾸미는 중간 정도의 쭈꾸미를 사용한다. 적당히 육즙이 나와 양념에 맛을 더하면서도 쭈꾸미 본연의 씹는 맛을 살릴 수 있는. 

#용두동 쭈꾸미 골목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모 식당도 같은 쭈꾸미를 사용한단다. 거기까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으므로 판단은 열분덜께 맡긴다.

이 쭈꾸미를 온수에 적당히 해동시키고 두세 번 행궈 소금기를 뺀 뒤, 흐르는 물에 약 10분 정도 세척하여 남은 소금기와 낚시줄, 자잘한 새우와 같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물기를 뺀다. 여기까지가 쭈꾸미의 단독 퍼포먼스다.

촬영을 위해 뚜껑을 다 열어젖혔다. 평상시엔 뚜겅을 덮고 물을 뺀다.

-부재료, 양념

양념쭈꾸미에서 쭈꾸미 다음으로 중요한 건 양념이다. 어떤 양념에 어떤 쭈꾸미를 버무리느냐가 핵심. 이건 뭐 농구 감독이 작전 타임 불러 놓고 "지금 우리가 잘해야 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공격과 수비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졸라 당연한 얘기지. 

여기에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어. 일단 고춧가루.

매운 맛을 내기 위한 고춧가루. 무려 3개국 고춧가루가 사용된다. 맛의 황금비율을 찾다가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하는데, 국산 태양초 고춧가루는 칼칼하게 매운맛을 내는 데에 강점이 있어서 김치 맛을 내는 것에는 극강이지만 쭈꾸미양념에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살짝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투입된 것이 중국산과 베트남산 고춧가루. 

중국산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에 대한 생각은 어떻느냐 물었더니,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인터뷰 중 들었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진짜 쓰레기 같은 것도 있고, 색만 칠한 고춧가루도 있는 건 사실'이라고. 허나 양념의 맛을 내기 위한 문제도 있는대다 국산 농산물의 경우 연중 수급에 따른 가격 변동의 폭이 커서 일정한 생산단가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같은 가격으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란다. 하여, 좋은 품질의 수입산 고춧가루를 선별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양념 

-최종 과정

이런 과정을 거쳐 세척이 끝난 쭈구미에 양념을 넣고 잘 버무리면,

요러코롬 고운 자태를 선보이게 된다.

그리고 나서 최종 과정, 양념쭈꾸미를 650g씩 소분하여 패킹한 뒤 배송지로 출발하는 그날까지 냉동저장. 쭈꾸미를 해동한 뒤 양념쭈꾸미를 다시 냉동저장하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두 시간 정도.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이며, 완제품은 냉동고 보관 상태에서 통상 4~5일 이내에 전량 배송지로 출하된다고 한다.

얼짱쭈구미, 맛의 검증

먹거리를 소개할 때 늘상 하는 말이지만, 맛은 지극히 주관적 영역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란 있게 마련. 얼짱쭈꾸미는 사실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들에게 이미 꽤 알려져 있다. 

본 기자 또한 집에서 한 팩 풀어다가 양파, 숙주 등의 야채를 넣고 슥슥 볶아 먹어보니 레알 좋은 맛. 소주 한 잔 부르는 찰진 매운맛에 넉넉한 양이 만족스러웠다. 딴지마켓 나이나이 기자와 댓글 정직원 지우는 얼짱쭈꾸미 한 팩에 야채를 넣고 볶아 먹었더니 양이 많아서 둘이서 한 팩을 다 먹지 못했다는 후문. 

사업 실패 뒤, 주변 지인들에게 쭈꾸미 요리하는 솜씨를 살려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듣고는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는 동우식품의 정훈 대표. 완제품을 들고 지방 장터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요리한 양념쭈꾸미를 판매하기 시작, 반응이 워낙 좋아서 온라인 판매 및 식당 개업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소비자 반응이 호평이란다. 이 또한 본 기자가 모두 확인하지는 못하였으므로 믿고 자시고의 판단은 열분덜께 맡긴다.

마무리

뜬금 없는 소리지만 얼짱쭈구미의 양념에는 MSG가 들어간다. MSG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분분하나 법원은 MSG의 안전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이미 내렸다. MSG가 음식의 감칠맛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얼짱쭈꾸미는 MSG를 넣었다는 것을 굳이 숨기려 들지 않았다. 더욱 좋은 맛을 위해 사용했다고 말한다. 

딴지마켓하믄 왠지 축산물은 모조리 친환경, 무항생제만 소개하고 농산물은 친환경, 무농약만 소개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런 원칙이나 기준은 없다. 판매의 최소 기준은 법적 기준에 근거하여 생산, 제조하고 있느냐에 있으며 해당 제품에 그 가격에 상응하는(혹은 그 이상의) 메리트를 열분덜께 제공할 수 있느냐가 나름의 기준이겠다. 덧붙여 늘상 부르짖는 '업체, 딴지마켓,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한가의 기준까지.

MSG가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딴지마켓은 존중하며 그 반대의 입장에 계신 분 또한 존중한다. 하여, 있는 그대로를 충실하게 보여드리고자 노력할 따름이다.

그래서 결론은, 얼짱쭈꾸미는 맛있다. 중량의 80% 이상은 쭈꾸미가 차지하므로 풍성하게 먹을 수 있다. 서너 명이 식당에서 양념쭈꾸미에 소주 한 잔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게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어떤가.

이 정도면 잡솨볼만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