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작년 11월 하루 종일 긴장하며 서 있어야 하는 일이 생겨서 평소 광고로만 접하던 필바운드 깔창을 반신반의하며 구매했습니다.
진작 살 것을 하는 후회를 불러올만큼 착화감이 뛰어났고 무엇보다 신을 때마다 뿅뿅 가벼운 느낌의 발바닥 쿠션이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의 피로감을 훨씬 덜어주었습니다.
신발을 바꿔신을 때마다 깔창을 빼서 다시 까는 수고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죠.
아주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습니다. 주변에 홍보도 많이 했구요.
흑 ㅠ 그러다 12월 말에 건강검진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찾은 단골 순대국밥집에서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서 신발을 찾는데
제 새 신발은 사라지고 허름하고 비슷한 색깔의 신발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라고는 제 일행을 포함해서 달랑 두 팀이었는데
그 분 얼굴까지 기억나려 하는 데, 분명 신었을 때 착화감이 남달라서 자기 신발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았을 것인데...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던지...아마도 필바운드 깔창의 푹신함 때문에 양심을 버리고 제 신발을 신고 가버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ㅠㅠ
음식점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왔지만 결국 연락은 오지 않고 저는 새 신발과 깔창을 다 잃어버리는 기분 나쁜 경험을 했습니다.

3월이 오고 다시 업무가 바빠지면서 발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걸 느껴서 다시 주문합니다.
이번에는 신발 간수를 잘해서 절대로 저번 같은 불상사가 없도록 해야겠다 다짐하면서요...
다른 분들도 조심 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