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가성비만 따져온 보급형 인생을 살다가 뜬금없이 질렀습니다.
첫 주문은 조리용 숟가락 한 개와 수저 한 세트였는데요.
저는 수저 한 세트가 네 가지 색으로 구성된 수저 네 벌이라고 생각하면서 주문을 했었습니다.
배송된 포장을 뜯었을 때 딸랑 수저 한 벌이 들어있길래 당연히 배송이 잘못된 줄 알았습니다.
항의글을 적기 위해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 부팅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조리용 숟가락 하나가 2만원인데, 같은 품질의 수저 4벌 (1세트라고 철썩같이 믿었던...)이 3만 9천원이라는 것이 말이 되나?
주문 전에 했어야할 깨달음을 물건을 받고서야 깨닫는 이 아둔함을...ㅠㅠ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 하든지 그에 합당한 비용을 치뤄야지요.
네 식구에 수저 한 벌을 샀으니, 무조건 세 벌을 더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겁니다.
보급형 인간인 저에게 16만원에 육박하는 수저 가격은 그 자체로도 형벌입니다만, 더 큰 문제는 결재를 어떻게 받아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더라는 겁니다.
다행히 통치자께서 생각보다 좋네. 돈 값 하겠다. 세 벌 더 주문해라.
세상이 어찌나 아름답던지...ㅡㅡ
두 번째 배송된 포장을 뜯었을 때 한 번 더 감동.
차 숟가락 같아 보이는 선물? 사은품?이 하나 더 들어 있더라고요.
감사드리려고 주저리주저리 적습니다.
잘못보내신 것은 아니죠?
저는 이 정도 수준의 물건을 평가할 안목이 없는 인간입니다만,
까다로운 제 아내의 반응을 보아 제품은 아주 훌륭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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