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그래서 첫 입점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낯이 익은 케이스를 입었다

그렇게 후추의 정도를 걷기만 할 것 같았던 헤세드가 순후추를 출시했다. 아주 익숙한 케이스에 담아서... 

O뚜기의 후추 제품을 연상시키는 재질의 틴게이스에, 뚜껑 한 쪽은 조금 뿌릴 수 있게 작은 구멍을

반대쪽에는 많이 뿌릴 수 있게 큰 구멍을 뚫어놓았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익숙한 형태의 케이스인 만큼 사용하기가 편하다. 

하지만 내용물은 헤세드가 판매해온 캄보디아산 최고급 흑후추다. 

시식을 시켜봤더니 너무 맛있다고 빨리 사먹고 싶다는 딴지그룹 마켓팀 동료들...

아마 유독 맛이 좋게 느껴지는 이유는 케이스를 보며, 우리가 흔히 먹어오던 후추 맛에 대해 갖게 되는 기대감을 상회하는 맛이 반전으로 다가오기 때문 아닐까 싶다. 

어쩌면, 정석이라 할 수 있는 그라인더 패키지 외에 틴케이스 형태를 출시한 이유는 이 좋은 후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먹어보도록 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후추에 유기농 인증까지

맛과 함께 잊지 말아야 할 이 후추의 특징은, 캄보디아에서 나는 후추에 한국의 유기농 인증이 붙어있다는 것이다. 여러 건의 농산물을 입점해봐서 안다. 이거 쉬울 리가 없다.  

일단, 유기농은 농약만 안 쓰는 게 아니라 화학비료까지 안 써야 나오는 인증이다. 당연히 농사 난이도가 올라간다. 

어떻게 캄보디아 현지 농민들을 설득해서 해낸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서류 심사는 물론이고 실제로 밭에 와보고 유기농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지 하나하나 체크한다. 어떤 업체는 열심히 농약, 비료 없이 농사 지어놨더니 옆에 있는 밭에서 뿌려버린 농약이 자기 밭으로 날려와 인증에 통과하지 못하기도 했단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세드 글로벌은 유기농 인증을 기어코 받아낸 것. 업체의 예고대로 기존 제품을 단종하고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만 후추를 새로 입점할 수 있었다. 

헤세드 글로벌에서는 캄보디아의 기후가 좋아 햇빛과 물만으로도 나무가 건강하게 자란다고 설명하지만, 인증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강한 향에 깊이를 가진 후추를 더 편하게 활용해보자

이렇듯 유기농 인증을 받은 캄보디아산 최고급 후추라서 그라인더에 넣어 갈아먹는 것도 딱히 번거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분들이 이렇게 후추를 돌려가며 뿌리는 것을 마냥 편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터다. 성질 급한 분들이라면, 후추를 많이 넣고 싶은데 돌리고 있기가 영 귀찮았던 분들이라면, 헤세드 유기농 후추가 틴케이스 형태로 나온 것이 꽤나 반가울 것 같다. 이젠 돌리는 과정 없이 뿌리기만 하면 되니까. 

무엇보다 음식은 재료 빨이라고 굵게 간들, 곱게 간들, 최고급 후추맛은 변함없이 자신의 클라스를 보여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