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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바삭! 함이라 만족스러운 식감이라 할 수 있겠다.
세 가지 맛(치즈, 퀴노아, 코코넛, 철판 김치 볶음밥)
치즈맛을 먼저 얘기해 보자면, 짭쪼름한 맛과 향이 어울리면서도 누룽지의 고소한 맛은 잃지 않아 과연 1봉지로 끝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아니나 다를까 앉은 자리에서 두 봉지를 먹어 치웠다.
아직 두 가지 맛이 남아 겨우 멈추고 다른 맛 서울칩을 뜯었다.
치즈를 맛보고 난 다음 퀴노아 맛을 꺼내 들었다. 향은 역시 은은하게 올라오는 것이 좋다. 맛을 보니 치즈보다는 덜 짭짤하고 누룽지의 고소함이 더 느껴진다. 퀴노아 맛보다는 퀴노아 향으로 즐기는 누룽지 같다는 게 나의 평이다.
코코넛맛은 흔히 아는 코코넛 향이 먼저 올라오고, 치즈와 퀴노아 중간 정도의 짭짤함이 느껴지면서 코코넛 향 때문인지 살짝 더 단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역시나 기본적으로 누룽지의 고소함은 어디 가지 않는다.
세 가지 맛을 다 경험해본 바로는 치즈맛이 가장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짭쪼름한 맛에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향이라 내부 반응도 치즈가 가장 좋았다. 퀴노아와 코코넛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치즈에 비해 누룽지의 고소한 맛은 퀴노아와 코코넛이 더 좋았다.
본인은 세 가지 칩 전부가 맛이 좋아 치즈 3 : 퀴노아 2 : 코코넛 2 정도의 비율로 골고루 돌려 먹는 것을 택했다. 물릴 틈 없이 먹을 수 있는 나름의 황금 조합인 셈이다.
갑툭튀 철판김치볶음밥
짜잔, 갑툭튀를 해보자. 서울칩에서 새로운 맛을 내놓았다. 철판김치볶음밥인데, 흔히 아는 고깃집에서 볶아주는 그 볶음밥 맛이다. 과연 그런 맛이 날까?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먹어보고 나니 오호~ 그 맛인데? 신기한데? 라는 반응이 연이어 나왔다. 이 맛을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더욱 놀라웠다. 갑툭튀했지만, 서울칩의 킬러 메뉴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
유기농 현미로 만든 서울칩
맛을 음미했으니 원재료를 살펴보자면, 도정된 쌀이 아니라 현미로 만든다는 것이 눈에 띈다. 게다가 일반 현미가 아닌 유기농 현미, 호남평야에서 나는 신동진 현미로 만든다는 것이 독특하다. 미곡 처리도 익산에 위치한 명천미곡처리장에서 정미하는데, 여기가 꽤 유명한 곳이다. 현대화된 미곡처리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규모도 큰 곳이다.
일반 현미에 비해 고가인 신동진 현미, 미곡 처리장도 좋은 곳. 아무래도 원재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보인다.
현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칼로리가 낮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입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하지만 칼로리가 낮다고 다이어트 식품이란 말은 못 하겠다. 한 봉지에서 멈출 수 있는 인내력이면 뭐로 가도 다이어트 성공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소한으로 만든 고소함
뭘 최소화했느냐 하면, 바로 양념이다. 계속 입으로 당기게 만드는 진한 양념을 위해 들어가던 첨가물이나 당을 넣지 않았다. 또한 인공색소, 합성보존료, 합성착색료도 넣지 않았다. 오로지 현미 누룽지의 맛, 고소한 맛으로 승부를 봤다. 거기에 더해 치즈면 치즈, 퀴노아면 퀴노아, 코코넛이면 코코넛. 원재료의 향과 맛이 은은히 올라오기에 더 풍부한 고소함을 즐길 수 있다.
만드는 곳을 살펴보자
맛과 원재료를 봤으니 만드는 곳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위례 신도시에 위치한 서울칩 공장은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곳으로 해썹 인증은 물론이고 금속 검출기까지 구비하고 있다. 작지만 깔끔하고 필요한 장비는 다 갖춘 셈이다.
동글동글한 굽기 직전, 건조 중인 서울칩
자세히 보면 원재료인 현미밥과 치즈가 보인다.
프레스 기계에 간격을 맞춰 올린다.
보시면 올리는 곳에 표시가 되어 있다.
다 올린 후 프레스! 김이 촤악~ 나는데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아 아쉽다.
압축 굽기가 끝나면 이렇게 떼서 포장한다.
깔끔하게 완성
이런 과정을 통해 서울칩이 만들어지고 전국으로 판매가 된다.
자세히 보니 포장이 예쁘다
맛에 정신 팔려 먹어 치우다 배가 부르니 포장을 보니 꽤 디자인이 괜찮더라. 색 배열, 글자 크기, 위치가 디자인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정성 가득한 디자인이란 걸 알 수 있다.
서울칩이 디자인에 왜 심혈을 기울였느냐 하면, 누룽지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누룽지는 값싸고 간단히 먹는 이미지라 고급화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원재료를 썼다 하더라도 포장이 너무 고루하면 소비자가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서울칩이 디자인에도 노력한 것이다.
대표의 이력을 보면 디자인에 진심인 이유를 얼핏 알 수 있다. 대표는 프랑스 요리 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를 나와 중견 도자기 업체에 입사해 그릇 디스플레이 업무를 맡았다. 그러던 중 그릇에 들어가 있어야 할 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고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전향한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음식을 스토리를 해치지 않고 스타일링 하는 그런 직업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디자인에 대한 대표의 진심이 서울칩에도 들어간 거다.
사이드로 유명 요리 학교를 나와 파인 다이닝에서 일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물었는데, 요리에 관련한 직업은 무궁무진하며, 쉐프가 아닌 다른 요리 관련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울칩과는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혹시 나처럼 궁금해 할 사람이 있을까봐.
이상한 도전을 해보았다.
서울칩 대표의 행보는 과감하다고 할 수 있으니, 나도 서울칩을 가지고 과감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누룽지이다 보니 물에 불려 먹으면 맛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다른 맛이 첨가되어 있어서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말보다는 행동 아니겠는가. 그래서 물에 불려도 괜찮을 것 같은 코코넛 맛을 집어 들어 뜨거운 물에 불렸다.
절대 물에 넣어서 먹지 마시라.
말끔히 다 먹은 결과, 이걸 보시는 분은 시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단 물에 잘 불지 않는다. 억지로 불려 먹어 봤는데, 사실 맛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흔히 생각하는 누룽지탕 맛이 아니라 겉은 눅눅하고 속은 바삭한 이상한 식감의 누룽지가 되더라.
결론은, 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불려 먹는 누룽지가 아니니 따라 하지 말자.
누룽지, 아니, 서울칩이 땡긴다.
해괴한 실험까지 해가며 열심히 먹은 이유는 누룽지가 은근 든든한 음식이면서 맛있기 때문이다. 일하든 하지 않든 오후 5시가 되면 먹을 게 땡기는 게 인지상정이다. 곧 저녁을 먹을 시간이라 헤비한 건 부담스럽고 가벼우면서 허기만 조금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한 시간이기도 할 때가 있는데, 서울칩이 거기에 아주 딱 어울린다.
오전에도 간단히 먹을 게 필요하다면 역시 서울칩이 제격이다. 부담은 없고 맛은 고소하니 한 봉지 뜯어 냠냠 먹기 알맞다. 시간은 관계없다. 허기를 달래줄 누룽지를 찾고 있다면 서울칩을 드시라.
바삭바삭 서울칩. 음뇸뇸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