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쥬스기를 한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던 사람입니다.
또한 전공이 전자기기인지라 보는 눈썰미가 조금 있습니다.
이 제품 처음 딱 보는순간 느낌이 왔습니다.
참 잘 만들었구나.
사고 싶더라구요.
바빠서 미적이다가
할인기간 막판에 며칠 남겨두고 하나 샀습니다.
오늘 시간도 한가하고.....
이재명 도지사님 족쇄가 풀리기도 해서 기분이 좋아 후기를 남겨봅니다.
블렌드를 보는 몇 가지 핵심 포인트
1. 원산지
국내에 유통되는 소형가전은 어차피 거의 대부분 중국산 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은 아직도 중국산 못 믿는 분들 계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싸구려 제품도 많이 있습니다만 고급제품은 거의 세계 최고수준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인식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해 같은 곳은 일찍이(19세기 말) 서구와 일본의 문화나 기술이 정착되었던 곳입니다.
상해 쪽을 가보시면 여기가 중국인가 할 겁니다.
지역마다 생활수준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어느 나라에서 생산하든 대부분 국제표준규격에 따라 제조하기 때문에
원산지를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2. 싼 가격을 피할 것
인터넷 쇼핑에서 보면 싼 가격의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의 특징은 재료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크기가 다소 작거나, 가볍게 만든다거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재질을 사용한다거나, 디자인이 볼품없거나 딱 봐서 싼 티가 나는 제품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성능은 둘째 치고 싼 대신에 수명이 짧습니다.
대략 1년 정도 안에 사용하다가 탈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소형가전은 대개 A/S가 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된다고 하더라도 A/S 기간? 보장할 수 있을지?
A/S 비용? 산 가격이랑 맞먹을 수도....
3. 중량(무게)
블렌드나 쥬스기는 무거울수록 작동하는데 안정감이 있습니다.
모터가 고속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특히 하단부가 가벼우면 진동이 심하고 이는 수명과 직결됩니다.
하긴 싼 가격대 제품들은 대부분 원가 때문에 중량을 높일 수가 없습니다.
4. 디자인
디자인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어떤 제품들은 안전 스위치라든가 돌려서 끼우는 홈 따위가 잘 보이는 부분에서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제조사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예: 필립스)
이런 디자인적인 부분도 수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고장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될수록 복잡한 형상은 피해야 합니다.
5. 본체와 볼(Chopping Bowl)의 관계
본체와 마찬가지로 볼의 무게도 어느 정도 무거울수록 작동 및 보관에 안정성이 있습니다.
볼을 본체에 안착시킬 때 자연스러움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항상 한번 만에 살짝 얹어서 장착되는 것이 좋습니다.
본체의 모터 축과 볼의 중심에 붙어있는 커플링은 자연스러운 결합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은 정위치를 유지하면서 유격이 없이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 있어야 좋습니다.
물론 한 번의 장착에 의해서 말이지요.
6. 세척
블렌드는 세척이 쉬워야 합니다.
값싼 제품들은 볼에 남아있는 내용물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사용성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가격만 낮추기 위해 디자인되어 그렇습니다.
세척이 용이하기 위해서는 칼날장착부위의 방수가 완벽해야 하며 또한 칼날이
볼의 바닥으로부터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제품이 좋습니다.
그리고 본체에 얹은 상태로 물을 채우고 작동시켜 세척할 수 있는 방식이 가장 좋습니다.
7. 작동
보통의 블렌드는 스위치를 ON 시키면 모터의 초기 기동력을 이용하여 바로 Start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과부하의 원인이 되며 작동의 불안정성과 무리를 가져옵니다.
작동하는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오로지 모터의 힘만으로 작동시키게 되면 과부하가 걸릴 때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고 이는 제품의 수명과 직결됩니다.
(예를 들어 무부하-아무것도 칼날에 걸리지 않는 상태, 딱딱한 식품, 식품을 크게 잘라 넣었을 때 등
과부하 시 모터가 정지되거나 열이 나는 경우가 있음)
제어프로그램을 내장하여 초기 작동 시 소프트 스타드(Soft Start) 시키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즉 초기 스타트 시 정지 상태에서 서서히 속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내용물의 부하나 블렌딩 시간에 따라 어떤 웨이브 형태의 제어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8. 부품의 재질
각종 부품제조 시 싼 재질을 사용하면 사용 중 보이는 부분에서 색상이 변색 및 탈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미적 감각을 중시하는 고객에게는 치명적 입니다.
그리고 칼날은 얇은 것 보다 두꺼운 것이 좋습니다.
얇으면 날이 빨리 무디어지고 세척 시 불편함이 가중 됩니다.
9. 모터와 제어
모터는 블렌드의 핵심입니다.
모터의 출력은 실제 사용부하보다 좀 더 여유 있게 설계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의 소형가전은 OEM 생산이기 때문에 주문자의 설계도면에 따라서만 생산 합니다.
설계자의 관행은 대부분 선 출시된 타사(경쟁사)의 모델을 참고하는 오류를 범하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저도 제품설계와 생산을 해본사람으로서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기본제원은 대부분 설계자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경영자가 조금 큰 회사에서는 프로젝터의 매니저가 결정합니다.
설계자는 대부분 그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모터의 출력이 제품원가의 결정적인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모터 출력을 제어하는 전자부품의 가격등급도 선택이 달라집니다.
10. 결론
이상 두서없이 길게 늘어놓았습니다.
제가 직접사서 사용해본 결과 이 제품은 제가 평가하는 대부분의 기준을 만족 하였습니다.
이 제품을 개발하신 회사의 설계 담당자도 많이 고생하셨을 텐데....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혹시라도 제품출하 시 흠집이라든지 이음새 부분에서 벌어짐이라든지 하는
품질 부분에 신경을 좀 더 써신다면 명품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업 번창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