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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론지이자 거대 문어발 미디어 그룹 딴지일보에 입사한 지 어느덧 10개월.
그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하 벙커에 숨어 메르스를 버텨냈고, 숱한 디도스 공격에 멘탈이 나간 적도 여러 번. 가카와 우주의 도움이 없었다면 버텨내지 못했을 시련의 연속이자, 값진 성장의 시간이었다.
시간이었다.
이었다.
었다.
그래, 과거형이다. 미래는 그렇지 않을 테니까.
본인은 딴지를 떠나기로 했다. 아니 떠나야 한다. 사자 새끼도 성장하면 무리를 떠나는 법이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그간 갈고닦은 민족정론지의 길을 헬조선 곳곳에 전파해야 한다는 사명을 안고 떠나려 한다. 명랑한 사회를 하루빨리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오늘의 태양은 지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거다.
목표는 아류 민족정론지 조선일보. 하향지원이다. 딴지를 다니다 조선에 간다고 하면 뭣 하러 그런 미련한 짓을 하느냐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인류의 오래된 격언을 가슴 깊이 새긴 구국의 결단이다고 답하겠다.
참으로 오랜만에 이력서 파일을 열어봤다. 역시나 부족함이 없다. 암, 민족 정론지 딴지그룹에 들어올 스펙인데 어디 부족함이 있을리가.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력서에 붙어있는 사진이 맘에 안 든다. 예전에 급하게 찍은 사진이라 변명하고 싶지만, 암튼 이력서가 아니라 공개수배 전단에 붙어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젠장.
다른 사진을 봤다.
이런 젠~ 장. 이건 더 맘에 안 든다.
변명이 아니라, 이건 내 얼굴이 아니다. 실물이 이것보다 낫고 못났고를 떠나서, 난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게다가 이거보단 낫다). 못생김에서 오는 거부감이 아니라, 이질감에서 오는 거부감이다.
암만 찌라시 언론 조선일보에 하향지원을 한다지만, 이건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문제다. 이대로는 서류전형에서 떨어질 것 같다.
이렇게 사명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옥의 티를 보완하기 위해 사진 좀 찍는다는 곳을 수소문해 <굿 잡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우선 결과물부터 보자. 어찌 되었건 내가 오징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나, 위에 더 깊은 심해에 사는 오징어 같은 사진이 독자들께 본인으로 각인될까 두렵다. 빨리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는 개인적인 이유보다, 결과물을 두고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나를 되짚어보는 게 더 의미 있는 작업일 것 같다.
그러니 위 사진은 잊고 빨리 스크롤을 내려주시라.
..
.
이렇다.
이게 내 참모습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좀 잘 나온’ 내 모습이다. 아까 사진과 확연히 다른 것이 느껴 지는가? 양복을 입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갭이다.
맘에 든다. 눈빛이 초롱초롱 똘망똘망하고 피부톤도.. 아, 미안하다. 이상한 소리는 이만 하고, 어쨌든 맘에 든다. 그럼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똑같은 사람이 찍었음에도 우째 결과물이 이리 달라질 수 있는지 천천히 따져보자.
1. 상담 시스템
이 사진을 찍을 때 나는 정말 편안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사진이 정말 맘에 드는 건 행복해하는 내 얼굴이 그대로 사진 위에 옮겨졌기 때문이다. 저게 행복한 건지 아닌지 어떻게 단언할 수 있냐고? 저 사진 찍을 때 굿잡스튜디오 작가님이 이렇게 말했거든.
“통장에 뽀너스가 들어왔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째 웃지 않을 수 있었겠나. 그러니까 이 사진은 행복감에 젖어 입고리가 살짝 올라갔으나, 너무 좋은 티는 내기 싫은, 그러나 머릿속엔 엔돌핀이 폭발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의 모습이라는 거다.
이런 사진이 나올 수 있었던 건 표정을 유도하는 작가님의 세심한 스킬과 더불어, 오랜 시간 상담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이다. 30분 넘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 내가 원하는 이미지, 장점, 원치 않는 것 등을 이야기했기에 자연스러운 표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풀어지고, 편안해졌다. 프로모델이 아닌 본인 같은 범인들이야 카메라 앞에 가면 ‘쫄지마’라는 사훈이 무색할 만큼 쫄게 되고 표정도 딱딱해지기 마련인데,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생겨서인지, 친밀감이 생겨서 인지 상담 후에는 카메라 앞에서도 쫄지 않게 되었다.
보통 굿잡스튜디오에서는 손님 한 명 촬영에 1시간 반가량을 잡는다고 한다. 상담을 통해 이미지를 잡고,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놓고 다시 상담을 하면서 이미지를 잡고, 다시 촬영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고 예쁜 모습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이른바 맞춤형 촬영이다. 모든 촬영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2. 과하지 않은 포토샵
포토샵이 과하지 않다. 요즘 포샵으로 성형을 하는 시대라고 하던데, 그런 사진으로 면접 가면 되려 이질감만 커지지 별다른 득이 없다는 게 본 기자의 지론이다. 사진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느낌과 이미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예쁘고 잘생기게 보인다고 좋은 게 아니니까 말이다.
굿잡스튜디오에서는 오랜 시간 촬영하고 상담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보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어짜피 우리 모두가 포토샵의 힘을 빌려야 하는 존재로 태어났으니 포샵은 써야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거나 원치 않는 부위가 고쳐지는 불상사도 부지기수. 그러니 잡티나 자세만 바로 잡을 건지, 턱을 줄일 건지, 볼살을 뺄 건지 원하는 만큼 요청하고 지켜볼 수 있다는 건 분명 메리트다.
본인은 삐뚤어진 어깨를 바로잡고, 눌린 머리에 약간 뽕을 줬으며, 잡티를 살짝 지우고 턱을 약간 줄였다. 다른 곳에서 촬영했을 때보다 포토샵은 훨씬 더 적게 사용한 셈. 외모에 대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원본 자체가 워낙 자연스럽게 잘, 내가 원하는 이미지대로 잘 나왔기 때문이었다.
포샵하지 않은 B컷
그러니까 요 모든 걸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촬영에 '상당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는 거. 요런 숙의의 과정을 거치니 ‘5분 완성’ 사진과는 다른 완성도 있는 사진이 나올 수 있는 거다. 그래서 가격만 놓고 본다면 컴팩트한 과정으로 찍는 사진들보다는 조금 비싸 보일 수 있다. 그치만 돈 쓴 만큼 퀄리티가 나온다고 한다면, 비싼 것이 아니라 정당한 댓가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겠다.
끝으로 에피소드 하나. 사진이 잘 나오기도 했고, 라이벌이라 하긴 좀 그렇지만 암튼 조선일보로 이직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니, 편집부 기자들에게 이별선물 겸 굿잡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을 한 장씩 나눠줬다. 그랬더니...
어느 기자는 매일 사용하는 전화기 위에 사진을 부착해뒀으며,
어느 기자는 키보드 위에 올려놓고 매일 사진을 마주 보며 업무를 보고 있다. 설정샷이 아니다. 지금도 그렇게 놓여져 있다. 사실 왜 저기 사진을 뒀는지 잘 모르겠다. 부끄러워서 못 물어봤다. 그냥 멋대로 생각해 낸 결론은, 잘 나온 후배 사진이 뿌듯해 잘 보이는 곳에 놓아뒀다는 거. 본인은 물론 어느새 편집부의 자랑이 된 굿잡스튜디오 사진. 뿌듯하다.
아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력서 사진이 준비됐으니, 어서 조선일보에 접수하러 가봐야 겠다. 내년부터 광화문으로 출근할지도 모를 본인의 상품페이지는 이만 끄읕.
* 본인은 이력서용 증명사진을 찍었으나, 가족사진, 화보, 동영상, 드론촬영 등 카메라로 하는 건 다 하고 있다고 하니 우선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졸라 강추.
작가 최영민
소개
나꼼수 촬영작가, 정봉주 의원 전문 찍새, 울지마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등을 찍은 인간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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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
굿잡스튜디오 | |
검증단평 |
굿잡 스튜디오 카페 :
http://cafe.naver.com/3dp
담당자에게 전달해 드렸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