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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마리 안느 캉탕 수제 버터

낙농업 강국 프랑스에서도 수제로 만드는 고급 버터. 무염, 가염, 크런치 가염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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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낍



프랑스는 한반도 면적의 대략 2.5배가 될 정도로 큰 땅덩어리를 가진 국가다. 기후 조건도 좋아 한겨울에도 푸른 초원을 볼 수 있는 곳도 많다. 넓은 평지와 푸른 초원이 많다 보니 파리를 벗어나면, 소와 양, 염소가 뛰어노는 정겨운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낙농업이 발달하게 되었으며, 이는 유럽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짧게 정리하자면, 치즈와 버터가 아주아주 맛있는 나라라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 빵이 유명한 이유도 질 좋은 우유와 버터가 한몫한다.



한국의 전통 방식 된장 고추장처럼 프랑스에서는 버터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 큰 기업에서 나오는 네모반듯, 동글동글한 버터도 있고, 파리 골목 어딘가의 작은 부티크에서 수제로 만드는 버터도 있다. 


수제 버터 중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면서 작은 부티크가 북적이게 되는데, 이 버터가 바로 그런 종류다. ‘마리 안느 캉탕’ 수제 버터.




싸 느 꽁트 빠 푸흐 뒤 베흐(ça ne compte pas pour du beurre)


싸 느 꽁트 빠 푸흐 뒤 베흐(ça ne compte pas pour du beurre), 프랑스 관용표현으로 “이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로 직역할 수 있다. 말장난 같지만, 그만큼 특별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을 ‘마리 안느 캉탕’, 그러니까 창업주가 처음 버터를 만들었을 때 했던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차원이 다른, 특별한 버터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엿보인다.





일단, 버터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브르타뉴 출신 버터다. 부티크가 파리에 있다고 파리에서 만드는 건 아니라는 얘기. 왜일까? 브르타뉴는 좋은 버터를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다. 소를 사육하기에 완벽한 기후조건을 갖고 있는 데다, 프랑스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이 나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연히 아주 오래전부터 맛 좋은 버터를 만드는 노하우가 축적된 지역이 되었다. 우리가 들어본 브랜드들이 대부분 브르타뉴 출신 버터라는 점이 그 증거다.


두 번째, 원료에서 “공장식”이라는 단어가 제외된 버터다. 원료가 되는 생크림을 얻는 소를 사육하는 방식부터 공장식 축산과는 거리가 멀다. 넓고 푸른 초원을 뛰어놀며 목초를 먹고 자란 행복한 친구들이라고 한다. 가염버터에 들어가는 소금은 소금이 특산품인 누와무티에라는 대서양 섬에서 공수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유명한 게X드 소금 산지와 가까운 이 섬 역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금을 채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캉탕 버터는 바라트라는 전통적인 방식의 도구를 이용해 제조하는데, 이 역시 공장식과는 거리가 멀다. 바라트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빙빙 돌리든 두부 틀처럼 꾹 누르든 오랜 시간을 들여 생크림에서 버터를 추출해 생산한다. 이때 사용하는 틀의 모양대로 버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장식으로 네모지게 딱딱 잘라서 나오는 건 어렵다. 마리 안느 캉탕의 수제 버터가 특별한 이유다. 런칭할 때에 “그저 그런 버터가 아님”을 표명한 이유가 있다.




에펠탑 옆 작은 부티크 “마리 안느 캉탕”


가게 전경, 정겹다.



“마리 안느 캉탕”은 에펠탑이 있는 파리 7구의 골목길에 있는 치즈와 크림제품을 취급하는 자그마한 부티크다. 1950년 마리 안느 캉탕의 아버지가 부티크를 연 이래로 같은 자리에서 70여 년의 시간 동안 프랑스 방방곡곡의 맛 좋은 치즈와 유제품을 판매해왔다고. 현재 주인인 마리 안느 캉탕과 그의 남편 앙투안은 가업을 이어가면서 유제품 전문가로서 요식업계와 방송, 언론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유명세와 함께 제품에 대한 인기도 높아져 원래 부티크에서만 살 수 있던 제품들을 한 슈퍼마켓 체인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특정 동네의 큰 지점에서만 취급하고, 그마저도 일찍이 동이나 제품을 사려면 부티크를 직접 찾는 편이 좋다.


에펠탑 근처 부티크를 직접 방문해봤다. 프랑스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이 작은 부티크에는 따스한 노란 백열등 조명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치즈와 버터 그리고 어마어마한 손님이 있다. 내가 간 시간대는 토요일의 늦은 오후였는데도 맛있는 유제품을 사겠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는가 보다. 


부티크가 위치한 동네는 파리에서 내로라하는 부촌이자 유명인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곳인데 이곳의 고급진 취향을 충족시키며 70여 년을 이어왔다는 점만으로도 일단 합격이다. 가게 앞에 줄을 섰다가 들어갔다.


저 분이 캉탕?



마침 마리 안느 캉탕과 그의 남편이 있었다. (프랑스인에게선 보기 쉽지 않은) 서글서글한 인상과 따뜻한 환대를 받으니 늦가을의 차가운 바람으로 냉랭했던 마음이 녹았다. 내부는 밖에서 봤을 때 보다 더 따사로운 느낌이었다. 나란히 그리고 촘촘히 자리한 치즈와 버터 그리고 유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니 배가 고파졌다.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것저것 주워 담았지만, 딴지 버터 원정대의 본분을 잊지 않고 오늘의 주인공 버터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봤다. 어떻게 먹는 게 가장 맛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좀 특이한 버터인 크런치 가염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어떤 레시피에 가장 잘 어울릴까?


진열대에 곱게 놓인 버터들


마리 안느 사장님은 호호호 웃으며 “버터는 그냥 먹어야 제일 맛있다”고 한다. 빵이랑, 파스타랑 고기랑 아무튼 뭐랑 먹어도 맛있는데, 그 자체로도 맛있단다. 크런치 가염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느냐고 물었을 때도 호호호 웃으며 “그것도 그냥 맛있어서 만들었지.” 했다. 하지만 “크런치 가염은 무조건 타르틴(tartine)”이라며 내게 찡긋 웃어 보였다. 이제 와 보니 생각보다 시원찮은 대답을 들은 것 같지만 친한 이모랑 수다 떠는 느낌으로 물 흐르듯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음엔 한 가지가 남았다. “왜 크런치 가염은 무조건 타르틴이지?”




Simply the best


마리 안느 캉탕 사장님을 사사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버터를 맛봤다. 이번에는 버터를 생으로 그리고 타르틴(바게트에 버터와 잼 등을 발라먹는 프랑스식 아침식사)만을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버터를 이용한 레시피는 무궁무진하지만, 사장님이 “그냥 먹어야 제일 맛있다”고 선언한 이상 말을 믿을 수밖에. 그리고 크런치 가염 버터는 반드시 타르틴으로 먹어봐야 했다.




더유로의 세 가지 버터 패키지는 둥그런 상자에 담겨 뚜껑까지 딱 덮여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버터를 하나씩 꺼내 보니 둥그런 모양새로 기름종이에 하나씩 포장되어 있었다. 처음에 잡았을 때는 단단한 듯하지만 냉장 상태에서도 살짝 물렁한 것이 촉감에서부터 좋은 버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포장을 벗기면 마치 거대 병뚜껑에 찍어낸 것과 같은 뽀얀 버터를 만날 수 있다. 전면에 마리 안느 캉탕의 이름도 확인 할 수 있다.



무염 버터



가염 버터


무염(두,Doux), 가염(드미셀,Demi-sel), 크런치 가염(드미셀 크로깡, Demi-sel croquant)을 한 조각씩 잘라 차례로 맛봤다. 무염은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한 버터의 향이 코에 가득 찼다. 질감은 부드러워 크림 같고. 씹으면 씹을수록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맛이 올라왔다. 가염을 입에 넣으면 코에는 버터의 향이, 입에는 소금의 짭짤한 맛이 동시에 밀려온다. 생각보다 짭짤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버터와 맛이 잘 어우러져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다 먹고 났을 때 입에 남은 짭조름한 맛 덕분에 한 조각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크런치 가염


마지막으로 맛본 크런치 가염은 맛의 신기원에 가까웠다. 버터의 고소한 맛, 소금의 짭조름한 맛 거기에 빠삭하고 씹히는 꽃소금의 맛이 생경했지만, 기분 좋았다. 사실 이전에 딱 한 번 다른 크런치 가염을 사 먹었는데, 소금 알갱이가 너무 크고 맛이 짜다 못해 써서 영 못 먹고 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마리 안느 캉탕의 크런치 가염버터는 꽃소금 알갱이가 곱고, 맛도 깊고 풍부해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맛이었다. 버터와 소금 각각의 풍미를 극대화 시킨 맛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바로 바게트와 함께 타르틴을 만들어 먹었다. 무염은 버터 본연의 맛을 즐기기 알맞았다. 특히 잼과 함께 먹었을 때 어우러짐이 참 좋았다. 가염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브레통(브르타뉴 사람)이라면 당연지사 타르틴엔 가염버터가 진리인 것. 짭짤한 맛이 자꾸만 입맛을 당긴다. 부드러운 질감으로 쓱쓱 펴 바르기도 편하다. 버터가 부드럽고 다소 물렁물렁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빨리 녹아 액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마리 안느 캉탕 사장님의 강력추천 크런치 가염 타르틴은 기대 이상이었다. 정말이지 입에서 자꾸 씹히는 꽃소금의 맛과 식감이 마성에 가깝다. 약간은 밋밋한 바게트, 캉파뉴 같은 식사빵과 함께 드시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해서 딴지 버터 원정대로서의 총평은 “귀한 수제 버터임을 망각하고 담뿍담뿍 올려 먹게 되는 마성 있는 버터”




완벽한 냉장배송으로 걱정까지 끝




이번 버터는 수제 버터라는 귀한 출신성분과 사람을 매혹하는 고결한 맛 때문에라도 절대 그 맛과 질이 변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딴지 버터 원정대이자 버터의 팬으로서 더유로에 문의해보니 신선포장과 직항항공을 넘어 프랑스 내 냉장차 이동과 기내 냉장 컨테이너까지 갖춰 전보다 더 예민하고 세심한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버터에 애정이 생겨버린 1인으로서 안심이 되는 답변이었다.


클릭에 주저할 이유가 없는 맛이다. 주저하면 배송만 늦어질 뿐. 딴지의 버터 원정대로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던 제품 탐방 및 취재였다. 파리에 살아도 알지 못했던 귀한 버터. 적게 만들어 구하기 어려운 그 버터. 딴지를 통해서 만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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