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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 있는 재배업체 사무실. 알고보니 산양삼은 여러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의 대표 농산물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중이라 한다. 함양 또한 그 지자체중 하나로 지역 내에 600여개의 농가가 있을 거라고.

사무실 한 구석에 보존해놓은 연차별 산양삼. 농약도 안 치고 비료도 안 주고 야생에 가까운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인삼처럼 커지지 않는다 한다.
음... 생각했던 것 보다는 사진으로 본 산삼과 비슷한 비주얼.

여기가 산삼밭 입구.

멧돼지, 노루 등의 야생동물들이 지나가버리면 몇 년치 농사를 망치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울타리를 쳐놨다.
운동화 신고도 갈 수 있는 밭이라더니 한참 올라감.

드디어 산양삼이 보인다.

슬슬 새들이 날아와 열매를 따먹을 시기가 되었기 때문에 곧 이렇게 열매를 보호하는 작업을 해줄 예정.

엄청 많다. 잡초도 처음 뿌리내릴 때만 제거해줄 뿐이라 지금은 산삼이 많은 것 빼고 진짜 산 속이라고 해도 좋을 광경이다. 산 속 여러 식물들 사이에서 몇 년이고 살아남아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 했다.

농약도 비료도 안 쓴다고 해서 손이 많이 안 갈 거라 생각했는데, 이거 꽤 키우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밭 좀 본다고 지리산을 타는 것부터가...
산양삼 100%로
좋다. 뭐 재배된 원물이나 환경을 보면 확실히 인삼과 차별화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거 인정?

어. 인정.
그러나 역으로 그런 생각도 든다. 그래도 유전자가 같은 식물이면 주성분은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이렇게 길러서 사포닌, 진세노사이드 등 홍삼에서도 뽑을 수 있는 주성분을 취할 거라면 뭔가 의미 없는 노력이 아닐지.
물론, 약간 고가의 홍삼 제품 가격이라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 돈 더 내고 똑같은 주성분 먹었네, 같은 억울함은 없는 제품이긴 하다. 그래도, 굳이 이 제품을 찾아먹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산양삼순백의 결론은 100퍼센트 그대로 담자는 거였다.

그 덕에 인삼과 다른 환경에서 자란 원물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것인데, 이 정도면 산양삼을 찾아 먹는 이유,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급형 산삼의 시대가 오겠다
문제의 산삼 재배 현장을 직접 보고오니 심경이 복잡해졌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전설이 더 이상 전설이 아니게 된 느낌?

하긴, 생각해보면 인삼을 처음 재배에 성공했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겠다.
여전히 자생 산삼은 구하기 힘든 것이고 엄두도 못낼 만큼 비싼 가격에 거래되겠지만 이제 서민들도 산에서 자연의 혜택을 받든, 험난함을 이겨내든 수년 동안 자라온 것을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가는 게 맞는 방향이라는 데에 어느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산양삼의 재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여러 지자체가 자기 지역의 산양삼이 최고가 되길 바라며 경쟁하고 있지만 여전히 산을 타고 열매 하나하나 망 씌워가며 돌봐야 하고 야생동물과 혹시 모를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켜야 하는 고된 농사인 것은 변함 없다.

10년근이 이 정도 크기임.
특히 실제로 본 산양삼은 왜 이 산삼이 발견하기 힘든지 실감이 될 정도로 수 년을 자란 식물도 연약하기 그지 없었달까? 잘못 밟으면 그대로 줄기 꺽인다.
이렇게 기른 산양삼을 첨가물 없이 액상으로 만들어낸 산양삼순백, 곧 큰 수출 계약도 맺을 예정이라 하니 기대해보겠다. 명절 선물로, 건강 챙기고픈 사람을 찾아갈 때 들고 갈 수 있는 제품으로, 일상에서 더 부담없이 많이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