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에서 판매한지 1주년
먹을거리가 참 많아졌고, 집에서 직접 조리를 해야하는 고구마를 먹는 일이 줄었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쉽지 않아, 수많은 주문이 있었던 것도, 다 옛말이 되었다는 농부님의 한 마디를 마음에 넣고.
판로를 위해 동분 서주 했습니다. 한 마켓에서 판매 1위를 잠시라도 접한 다는 것은 참 감사하고 마음 깊은 일인데요.
입점을 진행하며 생기는 여러 비용 조차 회수할수도 없겠다는 생각도 접고, 판로를 찾아가며 분투하는 중에,
딴지마켓의 선택으로 여러 단계의 논의를 거쳤습니다. 딴지 기자님이 멀고 멀었을,
농장이 있는 전남 무안의 현장까지 와주셨었구요.
꼼꼼하게 살피고, 검토 받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입점하게 되었고, 어느날은 판매 일등도 기록했더랍니다.
다 믿고 맡겨주신 분들 덕이겠지요.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앞으로 얼마간! 할인하고자합니다!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것은 언감생심 焉敢生心 마음에 두는 것도 버겨운데요.
더 많은 분들이 드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할인합니다!!
■ 가격
■ 베니하루카
□ 3K 17,000 -> 13,940
□ 5K 28,000 -> 22,960
□ 10K 53,125 -> 43,563
■ 호박고구마
□ 3K 18,000 -> 14760
□ 5K 29,000 -> 23780
□ 10K 54,800 -> 45920
붉은 황토밭 유기농 고구마
01 매주 월 수 금 발송
02 밤고구마와 물고구마!
상품 페이지 하단에 보면 밤고구마와 물고구마의 차이에 대해 써놓았는데요. 모든 고구마는 갓 수확한 상태에서는 밤 고구마입니다! 큐어링이란 숙성 단계를 거치며 물고구마처럼 되는 것이구요. 품종 자체로 밤 고구마와 물고구마로 나누기도 하지만, 햇고구마는 숙성 단계 전이기 때문에 모두가 밤 고구마인 점! 꼭 기억해 주세요!
해서, 겨울에 고구마 조리할 때보다! 익힐 때 더 저온으로 더 오래 익히시면 물고구마의 특징을 보여줄 겁니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저온으로 사십 분씩 2번 정도 익히고 마지막으로 3~40분 더 돌리기를 권장합니다. 한 번에 긴 시간을 설정하지 않는 이유는 중간중간 고구마 상태 체크해봐 가며 익히시라는 이야기이어요!!!
03 딴지 특가
이따금 딴지 전용 할인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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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밤고구마와 물고구마
고구마는 품종이 꽤 여러 종류입니다. 밤고구마와 물고구마는 품종의 이름이 이나고 성질의 차이를 구분한 것 인데요.
품종에 따라 밤고구마 성향이 있기도 하고 물고구마 성향이 있기도합니다만, 실은 모든 고구마는 갓 밭에서 수확 시기에는 밤고구마의 성향을 띄다가 점차 물고구마의 성질로 변형이 됩니다.
8월말부터 9월 말경 까지 모든 고구마는 밤고구마 느낌이 납니다. 다소 퍽퍽하고, 푸실푸실하며, 고소한 맛입니다. 하지만 이도 저온으로 오래 익히면 물고구마 처럼 찰지게 드실수 있습니다!!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큐어링이라는 단계를 거치고, 고구마는 숙성이 됩니다. 10월 말 부터는 식감은 호박/꿀고구마의 본색이 나타납니다. 식감은 부드럽고 단맛이 잘 돕니다.
햇 고구마는 포실포실 하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02] 냉장보관
- 고구마는 말려서 서늘하게 상온 보관,
- 장기 보관은 씻고 (익히거나, 생으로) 냉종
고구마를 보통 수확한 작물로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고구마는 살아 있습니다. 늘 숨을 쉬고 있지요.
해서 절대로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 됩니다. [숨 막혀 죽는다] 딱 그 표현이 좋습니다. 고구마가 숨막혀 죽어 버리고 부폐됩니다. 통풍이 되고 서늘한 10`c 전후가 보관하기에 최적입니다.
[03] 전분과 당분
- 평소 보가 저온으로 시간은 2배 길게 익혀 보시면 색다른 고구마 드실거에요!
이렇게 살아 있는 고구마는 온도가 가해지면 고구마 전분이 당으로 바뀌는데 낮은 온도에서 오래 익혀야 충분히 바뀝니다. 급하게 익히면 전분이 바뀌기도 전에 익어 버리거나 타구요. 80도 미만에서 숙성시킨다 생각하고 40분 정도 익히고, 상태 체크하고 고온으로 한 번 더 익히는 게 좋습니다. 꺼내보고 상태에따라 한번더 돌려서 총 120분 정도 돌려도 좋습니다! 헌데 한번에 돌리고 방치하면 각 가정의 기기에 따라 성능과 환경이 달라 중간중간 체크하며 익히는게 제일 좋습니다!
고구마라는 게 워낙 흔하고 어릴 적부터 자주 접하는 것이라 모두가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이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 적은데요. 고구마는 생각보다 오래 익혀야 맛있다는 점! 기억해주시면 감하겠습니다.
『어딘가에 모이는 행위 그것 자체가 무엇보다도 강력한 자극제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David-Émile Durkheim)은 집합적 열정이란 개념을 설명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고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이는 이들은 사회관계(inter-social) 감성이라는 것을 경험하는데, 이때 느끼고 공유 되는 것들이 해당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 갈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습니다. 과밀화 과경쟁, 다포세대 등 과속 성장 속에서 놓쳐야했던 것들이 많았던, 시대. 속도와 경쟁이 꿈틀대는 한국에서 우리가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한 사회학자는 불금을 예로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찌기 우리에게는 강강수월래가 있었고, 노동을 나누는 품앗이가 있었으며, 상을 당한 집에가서 곡을 나누고 장례를 함께했고, 온 마을이 아이를 같이 키우고 돌보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더하여 노래방에는 붉은 노을이 있고, 월드컵에는 붉은 악마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붉은 황토밭에는 유기농 고구마가 있지요.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사는 민족이었고, 같이 나누고 힘을 보태는 관계였습니다. 어느 때인가부터 다들 예민해져있습니다. 아마 저부터 그럴테지요. 상대가 나를 속이진 않을까? 의구심이 들고. 불만이 생기면, 나를 기만한다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기도합니다. 속도. 효율. 지속 가능성. 이란 글자가 지배하는 21세기.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면서, 효율과 편의보다 가치를 두던 것이 있었음에도. 배달민족이라 자긍심을 갖고 하루를 일구던 사회가, 배달의 민족이 되어 더 낮은 임금으로 새벽 배달을 하고, 주문을하고, 그 주문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급식시설이 로봇화 되면, 정말 효율적이라고 좋은 걸까요? 사람이 뜨거운 열을 마주하고 조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조리사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 될까요? 조리상의 생계를 빼앗는 일이 될까요?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허나 분명히 보이는 것은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그렇지만, 이라는 단어로 문장을 시작해 자신의 일년을 하루 같이 일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보입니다. 무안 황토밭 김진원 김경리 이은희 김시암 농부님의 유기농 고구마를 소개합니다. 붉은 황토밭에서 자라는 김경리농부님의 유기농 고구마는 로케트 배송은 할수 없습니다. 택배도 3회만 합니다. 농사에 전념하려면 여유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비료로 고구마를 크게 키우는 시대에서 왕방울 고구마를 재배하지 않습니다. 제 크기대로 큰 녀석들이지요. 농약 한번 살포하면 좀더 편할일인데, 그렇게 하지 않아 늘 몸이 바쁩니다. 제초제를 하지 않으니 온 밭의 풀을 직접 매야 합니다. 비가 오면 걱정입니다. 살균제를 뿌리면 걱정이 없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땅이 습해져서 고구마가 상할까봐 발을 동동 굴러야합니다. 해서 물길을 수시로 둘러야합니다. 이외에도 또 여러가지 것들이 있습니다. 고구마는 여타의 판매 먹을거리 처럼 바로 먹을 수 없고, 손질해야하고, 조리해야합니다. 물론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재배한 유기농 고구마
또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구매하고 먹어야 하는 유기농 고구마!!
맛 보아 주시겠습니까!!!
농약과 비료로 얼룩진 황토밭은 붉은끼를 띄지 않습니다.
무안에 오시게 되면 이쪽 밭은 유독 붉은 데 저쪽은 왜 저럴까를 비교해보세요!
고구마 밭에 갈적이면 종종, 장이모우 감독의 찬란했던 시절 붉은수수밭이란 영화를 생각합니다.
붉은 황토밭 유기농 고구마!
■ 배송
주 3일 발송. 월,수,금 당일 오전 9시 주문까지
■ 택배
로젠택배
#고씨연대기
언젠가 혹한의 겨울. 가습기와 온풍기 틀어놓은 점포에서 고구마 택배를 받고 박스 채로 의자 밑에 며칠 두신 분의 이야기.
난리 난리가 났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 썩은 고구마를 보낼 수 있느냐구요. 우선 고구마는 살아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 숨 쉬고, 새들이 나는 것처럼 큼직한 활동을 하지 않지만 살아있는 녀석입니다. 그 살아 있는 녀석이 습기를 머금으면 표면에 붙은 흙 등에 미생물이 왕성하게 활동하겠지요. 적신 삼겹살을 흙 묻은 박스에 넣고 며칠을 가습기와 온풍기 튼 공간에 두면 어떻게 될까요? 썩습니다. 살아있으니 썩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썩는 것에 대해 인색합니다. 썩는 것을 마주하는 일이 드무니까요. 음식쓰레기는 바로바로 내다 버리고, 프렌차이즈 베이커리에서 산 빵은 며칠을 상온에 두어도 안 썩는데 심지어 찐빵도 안 썩습니다. 왜 안 썩을까요? 썩지 말라는 전처리하거나 첨가물을 넣었기 때문이겠지요. 심지어. 농장에서 고구마를 수확하고, 숙성창고에 온도를 올려 큐어링을 하고서 저온 창고에 바로 넣으면 고구마는 어떻게 될까요? 바로 썩습니다.
고구마가 정신 못 차리고 넋을 놓습니다. 상온에서 열을 식히고 저온 창고로 들어가야 합니다. 당연한 것이 어색한 시대. 생물은 쉽게 변하고 상할 수 있다는 것. 기본은 지키라고 만들어 놓았고, 그러기에 기준이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 법은 최소한의 규칙이지 모든 일상의 잣대가 아니라는 것. 해야할 것 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고, 업무보다 해외여행에 대표가 관심을 쏟으면 회사는 망한다는 사실. 등등등. 당연한 말이 어색한 시대입니다.
안 썩으면 이상한 겁니다. 보관이 적당하지 않았을 때, 썩으니 생물입니다.
고구마가 택배로 전달되면, 우리가 제일 먼저 할 것은 인사해야 합니다! 인색하게 박스채로 두지 말고, 인사해 주세요! #고씨왔는가! "아이고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 꺼내어 말려주마!" 해야 합니다. 먼 곳에서 찾아온 친구처럼 살갑게.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말한 성인처럼 반갑게 맞이해 줘야 합니다. 내가 먹고 내 주변인들을 위해 구매했을 그 마음으로, 반갑게 다루어 주세요! 고구마는 받자마자 놀이터에서 놀다 오고, 군대 갔다가 휴가 나와서, 허물 벗고 튀어 가는 아이처럼, 군복 벗은 청년처럼. 한 꺼풀 벗어야 합니다.
#집에왔잖아요!! 고구마는 살아 있느니!
#고씨왔는가 하고 맞이해주세요! 박스에서 꼬옥 꺼내주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일정 시간 말려주세요. 또 가능하다면 띄엄띄엄 놓고 보관해 주세요!
#임금님귀는고구마귀 #박물관도살아있고, 고구마도 살아 있다. 말린 고구마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서로 닿지 않게 잘 쌓으면 됩니다! 층층은 신문지로 그리고 고구마는 서로 떨어뜨리고!
딴지마켓 락기
20세기의 겨울 풍경 중 기억나는 하나는 리어카에 철제 통을 얹고 군고구마 파는 사람들이다. 그 앞을 지나가다 보면 배가 고파지는 냄새도 냄새지만, 대체 어떻게 구웠는지 흉내 내기 어려운 맛을 냈다는 거다. 시골에서 따라 해 본다고 나무로 불 피운 자리에 구워보았지만, 그 맛이 나질 않더라. 역시는 역시구나라며 기억 속에 저장만 해놓았다.
21세기에 접어들고 길거리 음식으로 군고구마는 많이 사라졌다. 물론 아직 간간이 보이긴 하지만, 에어프라이어가 나오고 전자 오븐도 나오게 되면서 더욱 입지가 줄어들었다.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고구마
20세기에 군고구마 많이 접했다고 했잖은가? 그래서 그런지 오랜 옛날부터 대대손손 고구마를 먹었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한반도의 고구마 역사가 은근히 짧더라. 5,000년 전부터 고구마를 재배했다는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와 비슷하겠더니 생각하다가 고작 200여 년 전인 18세기에 고구마가 한반도에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
게다가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재배의 박차를 가한 것도 아니다. 현재의 구황작물이란 지위와는 다르게 당시 농업 기술로는 생각보다 재배가 어려웠고 상대적으로 재배가 쉬운 감자에 밀려 재배가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20세기에 접어 들어서 그나마 본격적으로 재배되었다고 하니 생각보다 우리와 밀접하게 된 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 물론 요새는 농업 기술이 좋아져 재배가 까다로운 작물의 지위는 잃고 많이 재배되고 있지만 말이다.
유기농 고구마
아무리 재배가 쉬운 작물이 되었더라도 그냥 냅둬서 잘 자라는 건 없다. 논농사, 밭농사 가리지 않고 험난한 자연과 벌레나 미생물과의 처절한 전투를 수차례 치러야만 원하는 농산물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유기농 재배라면 얘기가 또 달라진다. 난이도가 확 올라가기 때문이다. 농약 한 번 뿌리면 되는 일을 일일이 사람 손을 써야 한다. 대표적으로 제초제를 뿌리지 못하니 잡초를 하나하나 뽑아줘야 하는 일이 있다. 제초 해 본 사람을 알겠지만, 잡초는 뿌리까지 뽑아야 하는 무지하게 손이 많이 가는 중노동이다.
팔구농장을 운영하는 부자의 정겨운 모습. 밭이 엄청 붉어서 사진이 온통 붉어보인다.
부자(父子)가 운영하는 팔구농장은 그 힘들다는 유기농으로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업력도 무려 35년이나 된다. 처음 업력을 들었을 때는 고개가 갸우뚱했다. 35년이면 유기농이 크게 대두되기 전부터 유기농으로 고구마를 재배했던 거 아닌가 해서다. 무슨 사연이 있나 싶었다.
답은 부자 중 아버지인 김진원 농부께 들을 수 있었다. 과거 대를 이어 농사를 짓는 젊은 농부였던 시절인 60~70년대. 당시 농약이 나오기 시작하고 효과가 혁신적이어서 농약을 들처 메고 밭에 신나게 뿌렸더랬다. 하루 종일 농약 뿌리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주변 사람들과 부모님이 왜 그렇게 비틀거리냐고 화들짝 놀라 다가왔다고 한다. 스스로 자각하지 못했지만, 많이 비틀거리고 힘이 빠진 모습, 흔히 말하는 농약 중독에 걸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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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김진원 농부님은 걱정이 많아졌다고 했다. 사람에게 이렇게 안 좋은 농약을 작물과 밭에 뿌리는 게 맞는가에 대한 걱정. 오랜 고민 끝에 농약을 뿌리지 않고 농사를 짓는 법을 찾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유기농이란 말조차 생소할 때부터 자신이 직접 겪은 일로 인해 시작한 일인 거다.
농장 취재를 하다 보면, 오래 농사를 지은 농부들에게 흔히 듣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농약 중독이다. 그래서 다들 걸리는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리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지독한 기억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요새 농약과 과거 농약은 많은 차이가 있고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그 기억을 쉽사리 없애지 못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딛고 유기농 농사를 관철하게 하기도 한다. 역시나 김진원 농부님에게도 굉장히 지독한 기억 중 하나였던 거다.
전남 무안의 붉은 황토밭
색 보정을 한 게 아니라 밝기만 조절한 거다. 날이 흐려서 그런가 더욹 불게 찍혔다.
농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지 35년이나 된 땅이다. 본인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곳보다 유독 더 붉다고 느껴진다. 농약을 뿌리지 않는 땅이라는 생각이 드니 손으로 만져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고구마 밭이라 손으로 바로 만져보았다.
밭 양쪽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해풍이 부는 곳이란 것. 해풍에는 각종 염분과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바다와 인접한 곳에서 재배하기 힘든 작물과 용이한 작물로 나눠지며, 고구마는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해풍으로 인한 병충해가 적다는 말도 있으며, 각종 미네랄 덕분에 잘 자란다는 말도 있다. 전라도에서는 해풍과 작물의 상관관계를 지속해서 연구중에 있다.
휴지기라 그런지 더더욱 붉은 느낌이다.
고구마는 대략 120~150일 정도 지나야 재배가 가능할 정도로 생각보다 오랜 생육 기간을 가진다. 그리고 생육 온도도 15~28℃에서 자란다곤 하지만, 왕성하게 자라는 온도는 30~35℃ 로 꽤 더워야 맛이 좋아진다. 땅에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고구마는 뿌리를 먹는 거라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크기도 작아지고 작황도 나빠지기 때문이다.
빛과 날씨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붉게 보인다.
무안의 기온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해 서울보다는 확실히 온화한 기후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약간 기울어진 황토밭이라 물 빠짐 또한 좋아 고구마가 잘 자란다.
호박고구마와 베니하루카
호박고구마!! 호박고구마!!
요건 한입 베니하루카라고 아주 작은 거고, 큼직한 것은 너무 높게 쌓여 있어 찍지 못했다.
팔구 농장의 고구마는 호박 고구마와 베니하루카다. 호박 고구마의 품종은 안노베니, 베니하루카는 말 그대로 베니하루카가 품종이다. 호박고구마는 속이 노랗고 호박 맛이 도는 품종의 통칭이라 품종까지 세세히 알 필요 까지는 없고 베니하루카는 어쩌다 보니 품종 이름이 상품명이 된 케이스인데,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많이 들어본 말이 물고구마 밤고구일 거다. 그런데 물고구마 밤고구마는 품종 이름이 아니다. 본인도 많이 헷갈렸는데, 이 둘은 숙성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점질이라는 거다. 막 재배한 고구마는 전분이 많아 퍽퍽한 식감을 가지며, 물고구마는 숙성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전분이 당분으로 변하여 말랑해진다는 것이다. 다들 아실 것 같지만, 본인이 헷갈려서 한 번 적어보았다.
고구마 탄산 없이 먹어보기
고구마를 먹는 방법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쪄먹거나 구워 먹거나 가루를 만들어 타 먹거나 죽으로 만들어 먹거나. 말 그대로 각양각색으로 먹는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시도해서 알려드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본인, 고민 끝에 근본 중의 근본인 쪄먹기와 구워 먹기를 해보기로 하였다. 구워 먹기 또한 진짜 장작으로 할 수는 없으니 전기 오븐을 이용하기로 했다.
수분이 촉촉하게 베어 들어가 있다. 먹으면 퍽퍽하지 않고 적당한 물기와 단맛이 골고루 퍼진다. 물론 수분이 들어간 만큼 맛이 진하지는 않지만, 수분 촉촉 고구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수분이 많이 날아간 모습이다. 수분이 날아간 만큼 퍽퍽한 식감이다. 하지만 그만큼 맛의 응축이 일어나 고구마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단맛도 더 잘 느껴진다.
먹는 이야기만 썼는데, 고구마는 먹는 방법만큼이나 보관 방법이 중요하다. 뿌리 작물이라 수확을 한 다음에도 살아있기 때문에 냉장실에 두지 말고 상온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점차 단맛도 올라오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산지 직송 유기농 고구마의 매력
유기농이라서 더 맛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맛있는 고구마가 유기농이라면 굉장한 이점이 된다. 무안의 팔구농장 고구마는 무척 맛있고 유기농이다. 고구마밭에서는 다른 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고구마만을 재배하는 뚝심도 있다. 생육기간이 120일이 지나고 재배하면 나머지 기간은 관리만 계속한다. 고구마에 진심인 셈이다.
좋은 땅에서 기른 유기농 고구마는 산지에서 집으로 바로 배송된다. 그렇다고 따서 바로 보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확을 한 번에 해서 보관하기 때문에 숙성이 잘 된 고구마가 집까지 배송되는 셈이다. 여기서 이점이라면 고구마가 이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작물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다는 거다.
땅관리, 심기에 수확, 숙성까지 한큐에 다 하는 농장에서 직배송되는 맛있는 무안의 유기농 고구마. 드셔보시길 바란다.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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